[풋볼리스트=울산] 김정용 기자= 조현우는 A매치 데뷔전의 긴장감을 즐겼다. 자신의 플레이에 높은 점수를 줄 순 없지만 앞으로 더 좋은 플레이를 하겠다며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14일 울산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평가전을 가진 한국은 세르비아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조현우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지난 2015년 대표팀에 선발되기 시작한 조현우는 그동안 훈련 파트너 역할에 머물러 있다가 주전 김승규의 부상으로 이날 선발 기회를 잡았다.

하이라이트는 전반 25분이었다. 페널티 지역 바로 바깥, 위협적인 위치에서 프리킥을 내줬다. 오른발 킥력만큼은 세계적인 아뎀 랴이치가 키커로 섰다. 랴이치의 슛이 골대 구석으로 절묘하게 휘어졌지만, 조현우의 선방이 더 절묘했다. 긴 팔을 쭉 뻗어 공을 쳐냈다.

반면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후반 14분 세르비아의 빠른 역습을 저지하지 못했고, 랴이치의 마무리 슛이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 책임이라고 하긴 힘들었지만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막아낼 기회가 무산된 건 아쉬웠다. 세르비야의 유효 슈팅은 총 2개에 불과했다.

조현우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생각한 대로 경기가 안 돼서 아쉽지만 오늘 경기를 발판으로 앞으로 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데뷔전 점수는 “잘 한 것도, 못 한 것도 있으니 5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랴이치의 프리킥을 선방한 장면에 대해서는 “딱히 잘했다기보다 선수들과 함께 강한 정신으로 세트피스 실점을 안 하려고 했기 때문에 막을 수 있었다”며 “처음 경험하는 선수, 처음 경험하는 상대였다.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은 있었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다음 경기에서 무실점을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나 자신에게 기대가 된다. 믿어주신 대한민국 팬들과 코치님께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대구에서 잘 준비하겠다. 오늘 실점해서 죄송하다. 다음에 언제 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무실점하도록 하겠다.”

경기 장소인 울산은 조현우와 가족이 사는 대구와 가깝다. 갓난 첫 딸과 아내가 찾아오기 좋은 환경이었다. 최근 아이를 돌보느라 K리그 경기도 찾지 못했던 아내는 모처럼 울산을 찾아 조현우가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사랑꾼’ 조현우는 든든한 응원을 받으며 데뷔전을 치렀다.

조현우는 여러 차례 부담감과 긴장감이 있었다고 말했지만, 한편 “진짜 재밌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A매치의 맛을 본 조현우는 대표팀에서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 K리그부터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조현우는 올해 K리그 클래식 최우수 골키퍼 후보에 올라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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