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토트넘홋스퍼의 스리백 전술이 연일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 사이 지난 시즌 21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토트넘은 1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마드리드와 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H조 3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2차전까지 승점, 골득실, 다득점에서 모두 동률을 이뤘던 토트넘과 레알은 이날 비기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3-5-2 전술로 레알과 맞붙었다. 최근 사용하던 3-4-2-1 전술과 달리 해리 케인과 페르난도 요렌테를 투톱으로 놓는 변칙 전술이었다. 이 전술은 성공을 거뒀다. 파이브백에 가까운 수비 진영과 위고 요리스 골키퍼의 선방은 레알의 공격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공격에서도 요렌테가 뛰어난 신체조건을 활용해 상대 수비와 싸워주는 사이 케인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상대 뒷 공간을 노렸다.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은 후반 막판 투입돼 4분을 뛰는데 그쳤다.

올 시즌 토트넘 전술의 기본은 스리백이다. 토트넘은 이 전술을 바탕으로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3위, UCL 조별예선 1위를 달리고 있다. 토트넘의 스리백 전술이 성공을 거듭하면서 손흥민의 자리는 위협받고 있다. 3-4-2-1 또는 3-5-2 전술에서 공격수가 출전할 수 있는 자리는 한정적이다. 측면 공격수가 주 포지션인 손흥민에겐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손흥민은 올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1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 중이다. 풀타임 출전은 지난 달 29일에 번리와 한 리그컵 한 경기가 전부다. 선발 출전은 전체 경기의 절반 수준인 5경기에 그친다.

손흥민은 델레 알리가 징계로 빠진 UCL이나 비중이 낮은 리그컵에서 공격수로 선발 출전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리그에서는 2경기 선발 출전이 전부다. 지난 달 9일 에버턴전과 23일 허더스필드전에는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5분 안팎을 뛰는 데에 그쳤다.

지난 달 19일 선발 출전한 스완지시티전에서는 손흥민에게 생소한 왼쪽 윙백으로 경기에 나섰다. 윙백으로 나선 손흥민은 공격 작업에서는 특유의 스피드를 활용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수비에서는 위치 선정 등의 문제는 노출했다. 지난 14일 본머스전에서도 윙백으로 출전했다가 경기 중 윙어로 자리를 바꿨다.

손흥민의 주전 경쟁은 앞으로 더 험난해질 전망이다. 알리와 에릭센이 여전히 포체티노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는 데다가 무사 시소코도 최근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다. 에릭 라멜라도 부상에서 복귀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레알전에서 활약한 요렌테의 존재도 손흥민에겐 위협이다.

그렇다고 왼쪽 윙백 자리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윙백으로 나선 손흥민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포체티노 감독은 센터백 얀 베르통헌을 윙백으로 기용했다. 오랜 기간 부상으로 빠져있던 대니 로즈도 레알전을 통해 복귀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포백으로 전술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 힘겨울 것으로 예상된 마드리드 원정에서도 스리백 전술은 성공을 거뒀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손흥민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경기에 (선발로)못 나가게 되어 아쉽고, 더 많이 발전하라는 지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말처럼 스스로 능력을 증명해야 이 난관을 이겨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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