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름다운 하늘색 축구의 대결은 맨체스터시티의 승리로 끝났다. 단 36분 만에 거둔 승리였다.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F조 3차전을 치른 맨시티가 나폴리를 2-1로 꺾었다. 맨시티는 단 36분 동안 나폴리를 완벽하게 굴복시켰다. 전반 9분과 13분 라힘 스털링, 가브리엘 제주스가 득점했다. 그 뒤로 나폴리가 오히려 근소한 우세를 점했지만 일찌감치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후반 28분 아마두 디아와라의 페널티킥 만회골에 그쳤다.

초반 36분과 그 이후 경기 양상은 크게 변했다. 기록에서 보이는 경기 주도권도 36분을 기점으로 바뀐다. ‘후스코어드닷컴’이 집계한 기록을 바탕으로 경기 양상을 짚어봤다. 혼동을 피하기 위해 모든 기록은 맨시티 먼저 기재했다.

 

전반 36분까지, 맨시티의 경기 지배

초반 36분 동안 맨시티의 우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수치는 슛이다. 맨시티가 무려 10회나 슛을 쏟아내 두 골을 넣고 한 번 골대를 맞힌 반면, 나폴리는 단 하나도 슛을 시도하지 못했다. 공격력의 차이는 드리블에서 비롯된다. 드리블 횟수가 7대 3이었다. 맨시티가 공을 잡고 전진할 때 나폴리가 제대로 저지하지 못한 횟수나 다름없다.

계속 수세에 몰린 나폴리는 나쁘지 않은 수비 성공률을 보였다. 태클 성공 횟수가 1대 6으로 오히려 나폴리가 많았다. 그러나 태클을 했다가 실패한 횟수 역시 3대 7로 나폴리가 훨씬 맣았다. 그만큼 나폴리의 위기도 많았다.

가로채기는 9대 8로 비슷했다. 맨시티가 36분 동안 전방 압박을 잘 했다는 건 오히려 파울 횟수에서 드러난다. 파울 횟수가 5대 1로 맨시티가 훨씬 많았다. 이 5개를 모두 전방에 있는 케빈 더브라위너, 다비드 실바, 라힘 스털링, 가브리엘 제주스가 기록했다. 나폴리가 제대로 공격도 하기 전에 파울로 끊었다는 뜻이다. 반대로 나폴리는 ‘파울 작전’도 쓰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붕괴된 상태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전반 36분 이후, 나폴리의 맹렬한 반격

나폴리는 정신을 차린 뒤 전반 37분 페널티킥으로 첫 득점 기회를 잡았다. 비롯 빗나간 슛이었지만 이 슛 즈음부터 조직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36분 이후 슈팅 횟수는 맨시티 5, 나폴리 8이다. 나폴리가 더 많은 슛을 날리며 오히려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두 팀은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 점유율 49.6% 대 50.4%, 패스 성공률 87% 대 86%, 성공한 패스 횟수 297회 대 289회로 팽팽한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총 패스 횟수가 아니라 효율적이고 결정적이었던 패스만 보면 나폴리가 더 우세했다. 결정적 패스 집계는 2대 5로 나폴리가 더 우세했다. 더 많은 슛을 날릴 수 있었던 이유다. 공중볼 경합은 나폴리가 7회 모두 성공한 반면 맨시티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가로채기 횟수는 7대 17로 나폴리가 압도했다. 맨시티가 경기를 주도할 땐 가로채기 횟수가 그리 벌어지지 않았다. 전방 압박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팀은 맨시티보다 나폴리였다는 걸 보여주는 기록이다. 두 팀의 태클 성공, 실패 횟수는 각각 10대 9, 9대 9로 비슷했다.

파울 횟수에서 맨시티는 9대 7로 여전히 근소하게 많은 수치를 남겼다. 달라진 건 파울을 한 선수다. 주도권을 잡고 있을 때 맨시티의 모든 파울이 전방에서 나온 반면, 주도권을 잃었을 때 맨시티의 파울 중 4회를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가 기록했다. 그만큼 밀렸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과르디올라가 만난 최고의 팀’

경기가 끝난 뒤 주젭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내가 상대해 본 최고의 팀 중 하나였다. 아니, 어쩌면 가장 뛰어나 팀일 것”이라고 나폴리의 경기력을 높이 샀다. “우리가 뛰어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면 승리할 수 없었던 경기”라고도 말했다.

초반 양상대로 끝났다면 맨시티의 일방적인 승리가 됐겠지만, 나폴리의 인상적인 반격은 두 팀의 다음 대결을 더 기대하게 했다. 두 팀은 11월 2일 나폴리의 홈에서 조별리그 4차전을 갖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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