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국 대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리그, 돈의 액수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리그, K리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리그. 모두 중국슈퍼리그(CSL) 이야기다. 중국인들의 돈봉투 너머를 보려 노력해 온 'Football1st'가 중국 축구 '1번가'의 현재 상황과 그 이면을 분석한다. 가능하다면 첫 번째로. <편집자주>

 

박태하 감독은 광저우헝다와 한 경기에서 나온 결정적인 오심으로 패하고도 말을 아꼈다.

 

“스트레스는 크게 받지 않는다. (누가 물어보면) 그냥 웃는다.”

 

박 감독이 이끄는 연변은 지난 13일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한 ‘2017 중국슈퍼리그(CSL)’ 27라운드 경기에서 3-4로 패했다. 연변은 헝다 원정에서 3골이나 넣을 정도로 좋은 경기를 하고도 추가 시간에 류지안에게 골을 내주며 아쉽게 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판정 시비가 불거졌다. 류지안이 왼팔을 내밀어 공을 트레핑한 후 슈팅을 한 게 카메라에 완벽하게 잡혔다.

 

연변 선수들은 강하게 항의했지만 심판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 경기를 중계하던 중국 방송 해설자도 명백한 핸드볼 파울이라고 말했으나 번복은 없었다. CSL은 최근 판정 시비를 의식해 6심제를 운명 중이다. 골라인 부심 바로 앞에서 일어난 일이었으나 어떤 심판도 류지안이 한 행동을 문제삼지 않았다. 잔류를 두고 싸우던 연변 박 감독은 강하게 항의했다. 심판은 박 감독이 이의를 제기하자 퇴장 명령까지 내렸다.

 

승점을 잃은 연변은 잔류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최근 7경기에서 2승 3무 2패를 거두며 선전했지만 경쟁자인 톈진테다가 3연승을 달리며 15위에 머물러 있다. 톈진테다도 말이 많다. 중국 대표적인 축구 언론사인 ‘축구보’는 톈진시 체육국장이 톈진췐젠과 톈진테다 경기를 앞두고 ‘톈진테다가 꼭 잔류해야 한다’는 취지로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연변은 이를 중국축구협회에 공식적으로 제소했고, 중국축구협회는 이 사안을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박 감독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 탓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부분은 신경 쓰지 않겠다”라며 “조금 더 빨리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았겠지만, 늦게라도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것에 감사하고 있다. 우리는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기업구단도 아니고,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해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그런 부분에 의미를 두며 마지막까지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말했다.

 

연변은 오는 21일 홈에서 허난전예와 28라운드 경기를 한다. 이겨도 톈진테다가 승리하면 강등이 확정된다. 지난 2015시즌 갑급리그(2부리그)에서 우승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연변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글= 류청 기자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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