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마우로 이카르디는 결정력에 있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다. 이카르디의 능력은 시즌 초반 판도를 놓고 벌인 ‘밀라노 더비’에서 화려하게 발휘됐다.

1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쥐세페 메아차에서 ‘2017/2018 이탈리아세리에A’ 8라운드를 치른 인테르밀란은 지역 라이벌 AC밀란을 3-2로 꺾었다. 경기 결과 인테르는 7승 1무를 기록, 선두 나폴리(8승)와 함께 둘뿐인 무패 팀으로서 2위에 올랐다. 반면 4승 4패에 그친 밀란은 10위로 밀려났다.

이카르디는 결정력을 세 번이나 발휘하며 밀란의 추격을 번번이 끊었다. 전반 28분 안토니오 칸드레바의 오른쪽 땅볼 크로스를 이카르디가 마무리했다.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을 스치듯 대는 것만으로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를 속인 고급 마무리 기술이었다.

밀란은 전반전에 밀리다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미드필더 프랑크 케시에를 빼고 공격수 파트리크 쿠트로네를 투입, 과감하게 맞불을 놓았다. 밀란의 교체는 효과가 있었다. 후반 11분 윙백 파비오 보리니의 패스를 받아 ‘왼발의 달인’ 수소가 왼발 중거리 슛을 넣었다.

밀란의 추격에 이카르디가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18분, 이번에는 이반 페리시치가 왼쪽에서 준 땅볼 크로스를 받아 이카르디가 득점했다. 마무리하기 어려운 타이밍에 공이 왔지만, 땅볼 패스를 발리슛 같은 동작으로 마무리한 이카르디의 슛 기술이 다시 빛났다. 속공 상황에서 공을 운반한 것도 이카르디였다.

밀란은 끈질겼다. 후반 36분 자코로 보나벤투라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밀어 넣은 슛을 사미르 한다노비치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해 자책골로 기록됐다. 밀란은 수비수 알레시오 로마뇰리 대신 미드필더 마우로 로카텔리를 넣으며 또 공격을 강화한 뒤였다.

그러나 후반전 종료 직전 이카르디가 또 추격을 뿌리쳤다. 이카르디를 잡아채 선언된 리카르도 로드리게스의 반칙과 함께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이카르디가 페널티킥을 마무리하며 경기가 인테르의 승리로 끝났다.

이카르디의 압도적인 마무리 능력이 경기 내내 빛났다. 밀란은 니콜라 칼리니치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안드레 실바와 수소를 선발로, 쿠트로네를 교체로 투입하며 젊고 재능 있는 공격수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스트라이커인 실바와 쿠트로네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긴 했으나 마무리에 실패했다. 반면 이카르디는 마무리에 세 번이나 성공했다.

두 팀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돈을 더 일찍 쓴 팀의 승리였다. 인테르는 지난해까지 무리한 지출을 해 가며 선수들을 수집했고, 조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여기에 마지막 퍼즐이 될 선수 보르하 발레로, 마티아스 베시노, 밀란 슈크리니아르 등 비교적 몸값이 싼 선수를 더하고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을 선임해 팀을 안정시켰다.

반면 밀란은 인테르가 지난해 이미 마친 선수단 대개편 작업을 올여름에 시작했다. 가장 많은 영입을 한 팀이라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선수들을 안정적으로 조합하지 못했다. 빈첸조 몬텔라 감독의 전술, 선수들의 역량에 앞서 밀란 수뇌부의 이적 시장 정책에 일관성이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중이다.

과도기인데다 초반부터 일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밀란의 부진엔 납득할 만한 구석이 있다. 밀란이 당한 4패 중 라치오, AS로마, 인테르전이 있었다. 일정이 나빴다. 몬텔라 감독은 오른쪽 윙백의 부상 공백에 대처하기 위해 원래 공격수인 파비오 보리니를 윙백으로 기용하는 임기응변을 보였고, 보리니는 인테르전에서 1도움을 비롯해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팀이 승점을 반밖에 따지 못한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아직 4경기에서 패배했을 뿐이지만, 몬텔라 감독의 경질설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선수단이나 경영진에 있다 하더라도 시즌 중 변화를 줄 수 있는 포지션은 감독뿐이다. 이카르디의 결정력을 제어하지 못한 몬텔라 감독은 직장을 잃을 위기로 몰리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