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승우의 소속팀 엘라스베로나는 이번 시즌 이탈리아세리에A로 승격한 뒤 극심한 ‘빈부 격차’를 체감 중이다. 8라운드 상대는 함께 빈곤한 처지인 베네벤토다. 막장 끝에서 벌이는 대결이다.

‘2017/2018 이탈리아세리에A’ 8라운드 마지막 일정인 베로나와 베네벤토의 경기는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에 위치한 스타디오 마르크안토니오 벤테고디에서 열린다. 두 팀은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경기가 중요한 첫 승 기회다.

다른 빅 리그에서는 승격팀들이 무턱대고 맥을 못 추지는 않는다. 오히려 승격팀들의 선전이 초반 유행이다. 분데스리가,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라리가에서 각각 승격한 3팀 중 현재 강등권으로 떨어진 팀이 단 하나도 없다. 분데스리가의 하노버96과 EPL의 뉴캐슬은 각각 9위에 올라 있다.

세 리그는 상위권과 하위권 사이에 재정 격차, 전력 격차가 비교적 적다는 공통점이 있다. 분데스리가는 원래 상위권 팀들의 지출을 제한하며 전력 격차가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유지해 왔다. EPL은 리그 전체 수입이 최근 폭등하면서 하위권 팀에게도 충분한 액수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분데스리가의 RB라이프치히, EPL의 레스터시티처럼 승격하자마자 선두권에 오르는 팀도 나타날 수 있는 구조다.

여타 리그들과 달리 세리에A와 세리에B 사이엔 거대한 차이가 있다. 세리에B는 1부에 도전하는 리그의 위상을 잃어버리고 점차 레가프로(3부)와 비슷한 수준으로 밀려나는 중이다. 레가프로와 세리에B에서 연속 승격하는 팀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세리에B는 빅리그 바로 아래라고 하기엔 재정, 팀 운영, 관중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 세리에B는 관중이 평균 5,000명도 입장하지 않는 경기가 허다하다.

세리에A 상위권의 부흥, 세리에B의 규모 축소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이번 시즌 세리에A는 어느 때보다도 심한 양극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선두 나폴리는 빅리그에서 유일한 전승 팀이며 1~4위 모두 하위권 팀을 만났을 때 압도적인 기량을 보인다. 반면 강등권에 있는 세 승격팀은 SPAL만 1승을 거뒀을뿐 베로나와 베네벤토는 승리가 아예 없다. 베네벤토는 A매치 데이였던 지난 9월 26일 열린 연습경기에서 아마추어팀을 상대로도 패배했을 정도다.

‘다윗’ 입장이라고 해서 잔류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지난 시즌 크로토네처럼 임대 선수의 맹활약, 끈끈한 조직력이 더해지면 얼마든지 잔류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 그러나 베로나와 베네벤토 모두 전력을 정비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1월 겨울 이적시장을 거쳐 내년 정도 돼야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경기는 베로나와 베네벤토의 전반기 가장 확률 높은 승리 기회다. 둘중 더 가능성이 높은 팀은 베로나다. 베로나는 대량 실점과 무실점을 번갈아 기록하며 3무 4패를 거뒀다. 7전 전패를 당한 베네벤토보다 베로나의 성적이 낫다.

베네벤토는 주장 파비오 루치오니의 징계로 분위기가 나쁘다. 루치오니가 도핑 테스트에 걸린 뒤 경찰이 베네벤토 사무실을 조사했다. 베네벤토 의료 담당자는 선수들이 사용한 스프레이에 금지 성분인 클로스타볼이 포함돼 있었다며, 고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루치오니와 구단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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