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축구 감독은 화려함과 처절함을 함께 지닌 직업이다. 세계적인 선수를 지휘하며 큰 돈을 벌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온갖 수모를 받아야 한다. 계약 기간은 거의 의미가 없다. 전 세계인 축구팬이 관심을 갖는 유럽 빅리그는 이런 압박이 더 강하고 잦다. ‘풋볼리스트’가 감독의 속성 중 처절한 부분을 살펴봤다.
프로 세계는 냉정하다. 선수보다 감독에게 더 냉혹하다.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면 가차없이 일자리를 잃는다. 크리스탈팰리스를 맡았던 프랑크 데부어 감독도 무득점 4연패를 당한 뒤 경질됐다. 크리스탈팰리스에 부임한지 77일 만에, 단 4경기만 지휘하고 옷을 벗었다. 축구역사를 돌아보면 데부어와는 상대도 안 되는 ‘파리 목숨’ 감독도 많다.
#”네? 경질이라구요? 아직 잉크도 안 말랐는데…”
프랑크 데부어는 명함도 못 내밀 만큼 짧은 시간에 경질된 감독은 수두룩하다. 그 중 가장 짧게 감독직을 수행한 사람은 르로이 로시니어다. 로시니어는 리그1(잉글랜드 3부리그)의 토콰이유나이티드 감독을 맡은 지 10분 만에 경질됐다. 로시니어는 2007년 5월 17일 토콰이유나이티드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로시니어가 감독 계약서에 사인하는 동안, 다른 곳에서는 구단을 소유한 컨소시엄에 새 대표가 선출됐다. 새 대표의 첫 업무는 로시니어를 경질하고 토콰이유나이티드에서 선수로 뛰었던 폴 버클을 감독으로 임명하는 것이었다. 10분 만에 경질된 로시니어는 “충격적이긴 했지만 모두에게 웃음을 주지 않았나. 난 10분 동안 환상적인 직업을 경험했다”고 말하며 쿨한(?) 모습을 보였다.
# 쉽게 변심하는 스완지시티와 크리스탈팰리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최소 경기 감독 경질 기록을 세운 크리스탈팰리스는 과거에도 감독을 짧은 시간에 갈아치운 적이 있다. 1984년에 4일 만에 감독을 바꿨다. 주인공은 데이브 바셋 감독이다. AFC윔블던의 사령탑을 맡던 바셋은 1984년 6월 크리스탈팰리스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정확히 말하면 크리스탈팰리스 유니폼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크리스탈팰리스는 바셋을 새 감독으로 발표했지만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3일동안 크리스탈팰리스 선수단과 훈련을 진행한 바셋은 4일째 되던 날 윔블던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마음을 바꿨고, 크리스탈팰리스도 바셋을 붙잡지 않았다.
스완지시티는 7일 만에 감독을 바꿨다. 케빈 쿨리스 감독은 1996년 2월 8일 당시 리그1에 있던 스완지시티에 부임했다. 쿨리스는 아마추어클럽을 지도한 경력 밖에 없었다. 프로축구팀을 처음 맡게 된 쿨리스 감독은 첫 2경기에서 2패를 당한 뒤 구단 회장과 선수 기용을 놓고 다툰 끝에 옷을 벗었다. 1997년에도 스완지시티는 13일 만에 감독을 바꿨다. 1997년 10월 9일 스완지시티에 부임한 미키 아담스 감독은 3경기에서 모두 패배를 당한 뒤 10월 22일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부임한 지 13일 만이었다..
#K리그 최단 기간 감독은 ‘16일’ 박성화 감독
K리그에서 부임 후 가장 빨리 옷을 벗은 감독은 박성화 감독이다. 경질은 아니고 스스로 물어났다. 박성화 감독은 2007년 7월 18일 부산아이파크 감독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16일 뒤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되면서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FA컵 단 한 경기만 치른 뒤였다.
K리그에선 감독을 경질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구단은 감독이 바뀔 때면 ‘자진 사퇴’, ‘상호 해지’의 형태로 발표한다. 황보관 전 FC서울 감독과 당성증 전 대구FC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최단 기간에 물러난 감독이다. 두 감독 모두 111일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황보관 감독은 7경기를, 당성증 감독은 8경기를 치른 뒤였다,
글= 김완주 인턴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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