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축구 감독은 화려함과 처절함을 함께 지닌 직업이다. 세계적인 선수를 지휘하며 큰 돈을 벌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온갖 수모를 받아야 한다. 계약 기간은 거의 의미가 없다. 전 세계인 축구팬이 관심을 갖는 유럽 빅리그는 이런 압박이 더 강하고 잦다. ‘풋볼리스트’가 감독의 속성 중 처절한 부분을 살펴봤다.

프랑크 더부어 전 크리스탈팰리스 감독은 2017/2018시즌 현재까지 유럽 5대 리그에서 유일하게 경질됐다. 현지시간 9월 11일이었다. 초반 4경기에서 무득점 전패를 당했다. 한 팀을 맡은 기간 동안 1득점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더 불명예스런 기록이다. 후임은 로이 호지슨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맡았으나 호지슨 역시 첫 경기에서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시즌 2호 경질' 비극의 주인공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슬라벤 빌리치 웨스트햄 감독이다. 웨스트햄이 초반 5경기에서 1승 1무 3패의 극심한 부진에 빠졌기 때문에 자연스런 반응이다. 반면 본머스의 에디 하위 감독은 초반 4연패에도 불구하고 경질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본머스의 약한 팀 전력, 지도력에 대한 신뢰가 작용하고 있다.

이탈리아 구단 제노아의 이반 유리치 감독은 현지에서 경질설이 나기 시작했다. 유리치 감독은 초반 3경기에서 1무 2패에 그쳤다. 왈테르 마차리, 프란체스코 귀돌린 등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를 오가며 감독 생활을 해 온 인물들이 거론된다. 젊은 초보 감독 마시모 오도 역시 현지 언론에서 거론되는 후보다.

초반에 기대에 비해 부진한 팀으로는 독일의 바이엘04레버쿠젠(1무 2패)과 볼프스부르크(1승 1무 2패), 프랑스의 릴(1승 2무 2패) 등이 있다. 부진이 더 길어진다면 이들의 ‘파리 목숨’이 언제 날아갈지 모른다.

바이에른뮌헨은 팀 성적이 3승 1패로 준수함에도 불구하고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위기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중이다. 선수들이 직접적, 간접적으로 감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 일종의 이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직은 ‘경질설’이 아니라 잔여 계약 기간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정도의 약한 위기설이다.

전례로 볼 때 감독을 자주 바꾼 팀으론 첼시가 있다. 첼시는 2007년 9월부터 현재까지 약 10년 동안 딱 10명의 감독을 기용했다. 한두 경기만 지휘한 감독 대행들은 빼고 계산한 숫자다. 평균 한 시즌에 한 명꼴이고, 우승 다음 시즌에 떠난 주제 무리뉴 감독의 전례도 있기 때문에 안토니오 콘테 감독 역시 안심할 순 없다.

첼시의 감독 교체가 잦다는 건, 갑부 구단이라는 점에서 이미지가 비슷한 맨체스터시티와 비교해 볼 때 더 분명해진다. 2008년 6월 부임한 마크 휴즈 감독부터 현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까지 4명째다. 평균 근속년수가 첼시보다 두 배 정도로 길다. 첼시는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패턴이 반복되며 선수단의 기강과 결속력에 대한 문제제기 역시 반복되고 있다.

이번 시즌은 명문으로 분류되는 팀 중 초반에 심한 부진에 빠진 팀이 없다. 4경기에서 2승 패에 그친 아스널이 비교적 부진하지만 아르센 벵거 감독의 입지는 아직까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매 시즌 감독 교체설이 끊이지 않는 팀이지만, 벵거 감독과 함께 한 21년 세월을 감안하면 시즌 중 경질의 형태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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