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군 입대를 통한 K리그 클래식 데뷔는 성공적이다. K리그 챌린지 스타였던 주민규가 클래식 첫 시즌 10호골을 기록했다.

16일 경북 상주에 위치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9라운드를 치른 상주는 광주FC를 3-2로 꺾었다. 상주는 앞선 클래식 8경기에서 1무 7패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11위로 떨어져 있던 팀이었다. 유일하게 상주보다 순위가 낮은 12위 광주를 상대로도 쉬운 경기를 하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만 3골을 주고받는 맹렬한 경기 끝에 간신히 승리했다.

상주의 영웅이 주민규였다. 주민규는 상주의 초반 두 골을 모두 넣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상주의 집요한 공격 작업 끝에 주민규의 슛이 빗맞아 문전에 있던 김호남에게 연결됐다. 김호남의 극적인 결승골과 함께 주민규는 이 경기에서만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10골 4도움이다.

주민규는 최근 4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 8월 12일 인천유나이티드전부터 대구FC, 울산현대, 광주까지 네 팀을 상대로 6골을 몰아쳤다. 그 전까지 4골에 불과했던 시즌 득점은 단숨에 10골로 치솟았다.

현재 클래식 득점 순위에서 주민규는 8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 중에는 15골을 넣은 4위 양동현(포항스틸러스)에 이어 두 번째다. 김신욱(전북현대)과 득점이 같다. 그 뒤를 득점 15위권인 7골의 박주영(FC서울), 이종호(울산), 이근호(강원FC)가 잇는다.

주민규는 지난해까지 챌린지를 대표하는 스타 중 하나였다. 2015년 서울이랜드FC 창단 멤버로 합류한 주민규는 최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꾸자마자 독특한 리듬의 득점 감각을 발휘하며 23골을 몰아쳐 득점 2위에 올랐다. 2016에도 초반 슬럼프를 극복하고 14골을 기록했다. 클래식 구단 이적이 성사되지 않은 주민규는 올해 상주에 입대하며 클래식 무대에 도전했다.

주민규는 발톱 부상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가벼운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가 6월까지 이어졌다. 최근 경기력을 보면 컨디션 회복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전 첫 골은 챌런지 시절의 과감한 슈팅 타이밍이 재현된 골이었다. 상대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공을 받은 주민규는 퍼스트 터치에 이어 바로 터닝슛을 날렸다. 페널티 지역에 걸친 위치였지만, 중거리 슛에 가까운 거리에도 불구하고 골대 구석으로 빠르게 빨려들어갔다. 주민규가 챌린지 득점 돌풍 시절 많이 보여준 빠른 슈팅 타이밍, 과감한 시도, 정확한 ‘탄착군’이 모두 발휘된 장면이었다.

주민규는 앞서 ‘풋볼리스트’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챌린지는 공격수에게 시간을 더 준다. 골 넣을 수 있는 위치로 들어갈 시간, 슛을 할 시간이 모두 주어졌다. 클래식에선 그런 시간이 없다. 순식간에 판단하지 않으면 슛 할 기회도 안 난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득점력은 클래식 템포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는 걸 보여줬다.

클래식에 처음 발을 디딘 주민규의 목표는 10골 이상 득점이었다. 아직 9월인 가운데 주민규의 목표가 이미 달성됐다. 다만 팀 목표를 이루려면 갈 길이 멀다. 상주를 잔류시켜야 내년에도 클래식에서 뛸 수 있다. 지금 순위인 11위를 유지하면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10위 인천유나이티드를 따라잡는 것이 눈 앞의 과제다. 승점차는 2점이다.

광주전에서 상주 승리를 이끈 건 주민규와 함께 김태환, 김호남 등이 이룬 ‘2017년 군번 조합’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신병 스리톱’으로 관심을 모았던 세 선수는 최근 선임들이 전역하며 팀의 주축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상대 수비를 헤집는 김태환의 드리블, 최전방의 주민규와 2선의 김호남이 발휘하는 득점력은 상주의 가장 위력적인 무기다. 여기에 김병오, 유준수 등이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힘을 보탠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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