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축구 감독은 화려함과 처절함을 함께 지닌 직업이다. 세계적인 선수를 지휘하며 큰 돈을 벌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온갖 수모를 받아야 한다. 계약 기간은 거의 의미가 없다. 전 세계인 축구팬이 관심을 갖는 유럽 빅리그는 이런 압박이 더 강하고 잦다. ‘풋볼리스트’가 감독의 속성 중 처절한 부분을 살펴봤다.

 

감독 경질 효과는 존재할까? 한 영국 통계학자는 감독 경질 효과는 일종의 착시 효과라고 말하기도 했다. 팀이 가장 좋지 않을 때 감독을 경질하면 자연히 성적은 올라가기 마련이라는 이야기다. 성적을 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선수 구성은 거의 평균적인 성적을 내기에 떨어진 팀은 올라간다는 말이다.

 

이론은 이론일 뿐이다. 현실 세계에는 좋은 예와 나쁜 예가 모두 존재한다. 감독을 교체하고도 뜻을 이루지 못한 팀과 꿈을 이룬 팀이 나란히 존재한다.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기준은 각자 다르기에 확실한 잣대가 필요하다. 강등을 피하려고 감독을 바꾸고도 강등 당한 팀과 강등을 모면하기 위해 감독 교체를 한 후 잔류한 팀을 찾았다.

 

#실패: 퀸즈파크레인저스(2012/2013시즌), 마크 휴스(20위) → 해리 레드납(20위)

퀸즈파크레인저스(QPR)는 2012/2013시즌을 앞두고 박지성을 영입하며 관심을 끌었던 팀이다. 뼦??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을 영입해 7번을 주고 주장 완장까지 채웠다. 마크 휴스 감독은 “박지성은 주장 자격이 충분하다”라고 칭찬하기까지 했다. QPR은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스완지시티와 한 개막전에서 0-5로 완패했다. QPR은 4라운드에 첼시와 비기며 조금 정신을 차리는 듯 했지만, 좀처럼 첫 승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12라운드까지 3무 9패에 그치자 QPR 구단은 휴스 감독을 경질한다. QPR은 후임으로는 ‘잔류 전문가’로 불리는 해리 레드납을 임명했다.

 

레드납은 “팀을 극적으로 잔류시킬 자신이 있다”라며 지휘봉을 잡았다. 레드냅은 부임 이후 주장이었던 박지성 대신 다른 선수를 중용하기 시작했다. 주장 완장도 클린트 힐에게 넘겼다. 레드납은 부임 후 한 네 번째 경기인 17라운드 풀럼전에서 2-1로 이기며 첫 승리를 거뒀다. 21라운드에는 첼시 원정에서 승리한 이후 4경기에서 연속 무패(4연속 무승부)를 기록하기도 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윤석영을 깜짝 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30라운드 이후에 2무 7패에 그치면서 결국 20위에 그쳤다. QPR은 감독 경질효과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

#성공: 선덜랜드(2013/2014시즌), 파올로 디 카니오(20위) → 구스 표예트(14위)

파올로 디 카니오는 2012/2013시즌 선덜랜드를 강등에서 구하며 정식 감독이 됐다. 2013/2014시즌은 달랐다. 디 카니오는 초반 5경기에서 1무 4패만을 거뒀다. 그는 폭언을 일삼으며 선수단과 사이도 멀어졌다. 선덜랜드는 빠르게 감독을 바꿨다. 구스 포예트를 선임했다. 포예트는 지휘봉을 잡은 뒤 4경기 만에 첫 승(9라운드)을 거뒀고, 11라운드에는 맨체스터시티를 잡기도 했다.

 

선덜랜드는 12월 중순 이후로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16라운드부터 25라운드까지 10경기에서 4승 4무 2패를 거뒀다. 이후 28라운드부터 32라운드까지 5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막판에 4연승을 거두면서 14위를 차지했다. 선덜랜드는 4연승을 하는 동안 첼시와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모두 원정에서 꺾었다. 포예트는 리그컵에서도 선덜랜드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결승전에서는 맨체스터시티에 1-3으로 졌다. 선덜랜드는 포예트를 고용하며 감독 교체 효과를 확실히 봤다. 한편 기성용은 당시 25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글= 류청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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