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페인 법원에 출두해 증언했다. 탈세 혐의를 부인한 호날두는 현지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피해 귀가했고, 대리인을 통해 결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월 31일(한국시간) 호날두가 출두한 포수엘로 드 알라르콘 법정은 엄청난 취재 열기에 휩싸였다. 호날두가 출두하는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20여개국에서 온 취재진이 대기했다. 호날두는 뒷문을 통해 법정에 들어갔고, 재판 후 인터뷰하겠다는 메시지가 전해지자 취재진은 무더위 속에서 2시간 가량 대기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취재진을 피해 집으로 돌아간 뒤에야 ‘나는 이미 법정을 떠났다. 내 입장은 공식 성명으로 전달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취재진은 호날두 대신 나온 에이전시 제스티후테 관계자 이냐키 토레스를 향해 야유를 보냈고, 토레스는 진땀을 빼야 했다.

법원에서 호날두는 무죄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모니카 페레르 고메스 판사가 재판을 주도했고, 90분에 걸쳐 호날두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변호를 맡은 ‘베이커 앤드 맥켄지’ 로펌은 “호날두는 어떤 법도 어기지 않았다. 호날두가 한 건 세무 조사관들이 좋아하지 않는 방법을 쓴 것 뿐”이라며 사기가 아니라 접근법의 차이였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당국은 내 모든 수입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내가 모든 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난느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고, 탈세하지 않았다”는 것이 호날두의 주장이다. “항상 자진해서 세금을 신고했다. 모두가 소득에 따라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날 아는 사람들은 내가 측근들에게 하는 요구도 잘 알 것이다. 날짜에 맞춰 정확히 세금을 납부해 왔기 때문에 어떤 문제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패 방지국은 호날두가 유령회사를 세 개 세워 수입을 축소하려 했고, 이 행위는 탈세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측이 지난 6월 낸 성명에 따르면 호날두는 탈세를 위한 체계를 2010년부터 세워뒀으며, 의식적으로 탈세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은 호날두 케이스가 지난해 축구계를 흔들었던 리오넬 메시와 비슷하다고 본다. 메시는 410만 유로(약 54억 원)를 탈루했다는 판결을 받고 벌금 200만 유로(약 26억 원), 21개월 징역형을 받은 뒤 항소를 통해 15개월로 감형돼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탈세 논란은 이적설을 불러온다. 탈세와 관련된 재판은 금전적 손해를 입힐뿐 아니라 명예에 큰 타격을 준다. 지난해 메시가 맨체스터시티 이적을 진지하게 추진했다는 정황이 뒤늦게 알려졌고, 현재 진행 중인 네이마르의 파리생제르맹 이적설 역시 탈세 혐의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날두 역시 스페인을 떠나기 위해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이적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날두의 이적설은 잠잠해졌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대표로서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치렀고, 레알 동료들보다 늦게까지 휴가를 즐기고 있다. 레알의 미국 투어는 호날두 없이 진행됐다. 휴가 후 호날두의 행선지는 한때 모두의 관심사였으나 지금은 레알 잔류로 방향이 잡혔다. 레알은 호날두 없이 치른 프리 시즌 경기에서 3전 전패(1PK패)를 당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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