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주제 무리뉴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은 미드필드를 강화하기 위해 네마냐 마티치를 택했다. 폴 포그바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고민이 보인다.

맨유는 1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마티치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 등번호는 31번이다. 이적료는 4,000만 파운드(약 588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마티치는 29세다. 과거에는 전성기에 도달하며 몸값도 정점을 찍을 나이지만, 최근엔 더 어린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대세다. 맨유는 곧 하향세가 시작될 선수와 3년 계약을 하며 거액의 이적료를 투자했다. 위험 부담이 있는 영입이다. 과도기 없이 당장 마티치를 잘 활용해야 한다.

무리뉴 감독은 마티치를 누구보다 잘 활용한 전례가 있다. 마티치는 첼시에 한 번 입단했다가 비테세, 벤피카를 거쳐 2014년 첼시로 돌아왔다. 2014/2015시즌 무리뉴 감독이 지휘하던 첼시가 우승했다. 숨은 주역은 마티치였다. 당시 마티치의 활용 방식을 보면 맨유에서 어떤 역할을 맡길지도 예상할 수 있다.

2014/2015시즌 첼시에서 마티치의 미드필더 파트너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였다. 4-2-3-1 포메이션에서 ‘2’에 해당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그러나 파브레가스는 자주 전진하며 대형을 4-1-4-1처럼 바꿨고, 마티치는 후방에 혼자 남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마티치는 빌드업, 패스로 공격 전개가 안 될 경우 드리블을 통한 공 운반, 넓은 수비 공간 커버를 혼자 다 해내야 했다.

당시 절정의 컨디션을 갖고 있던 마티치는 어려운 임무를 모두 수행해 냈다. 마티치가 공수 양면에서 한 명 이상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파브레가스는 부담을 덜고 전방으로 자주 전진할 수 있었다. 파브레가스가 일종의 프리롤로 상대 진영 곳곳에 출몰하는 건 상대 수비수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줬고, 덩달아 디에구 코스타까지 살아날 수 있었다.

맨유에도 당시 파브레가스처럼 자유를 원하는 에이스, 포그바가 있다. 포그바는 2014/2015시즌 유벤투스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라갈 때 좋은 활약을 했다. 당시 포그바 대신 후방에서 공을 뿌릴 안드레아 피를로, 전방에서 압박을 돕고 패스를 받아줄 아르투로 비달과 카를로스 테베스, 포그바와 같은 라인에서 더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는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가 모두 존재했다. 포그바는 공 배급, 공 탈취 등 어떤 역할에서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책임에서 자유로워진 포그바는 모든 역할을 조금씩 도와주며 마법 같은 플레이로 유벤투스의 승리를 이끌곤 했다. 포그바는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능력의 양으로 따지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다만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택하는 지능, 경기 운영 등은 아직 미숙하다. 포그바가 부족한 걸 대신 맡아 줄 동료가 있을 때 역량이 극대화됐다.

마티치는 공수 양면에서 파브레가스의 부담을 덜어 준 경험이 있다. 포그바 역시 마티치와 같은 라인에서 공수를 자유롭게 오가도록 풀어준다면 지난 시즌의 혼란을 끝내고 자기 역량을 다 발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맨유는 프리 시즌 경기를 통해 4-2-3-1과 4-3-3을 모두 시험하고 있다. 가장 최근 친선경기인 7월 31일 발레렝가전에서는 마이클 캐릭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고, 포그바와 마루앙 펠라이니가 공수를 오가는 역삼각형 미드필드를 구성했다. 마티치는 캐릭과 펠라이니의 자리를 모두 대체할 수 있는 선수다.

희망적인 전망은 마티치의 컨디션이 최상이라는 전제 위에서만 성립한다. 마티치는 기복이 있는 편이다. 2014/2015시즌 전반기, 2016/2017시즌 전반기에는 훌륭한 활약으로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2016/2017시즌 후반기에는 컨디션이 다소 하락했고, 은골로 캉테의 파트너 자리를 파브레가스에게 내준 경기도 많이 나왔다. 첼시가 티에무에 바카요코를 영입하고 마티치를 내보낸 건 경기력에 그만큼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티치는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해야 한다. 무리뉴 감독은 마티치의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시즌 중 경기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출장 시간도 조절해주는 등 까다로운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이상적인 조건이 형성된다면, 마티치는 포그바의 완벽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스타일을 가졌다.

사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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