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레프트백이 하나도 없고, 주전 라이트백도 하나뿐이다. 맨체스터시티가 친선전 ‘맨체스터 더비’에서 보여준 선수 구성은 아직 이적시장에서 할 일이 많다는 걸 보여줬다.

맨시티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의 NRG 스타디움에서 ‘2017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첫 경기를 치렀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0-2로 패배했다. 맨시티의 첫 프리 시즌 경기였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1군 멤버 중 6명을 내보내고 3명을 영입했다. 보낸 선수는 골키퍼 윌리 카바예로(첼시), 레프트백 가엘 클리시(바사크셰히르), 라이트백 바카리 사냐(계약만료)와 파블로 사발레타(웨스트햄), 윙어 헤수스 나바스(계약만료)와 놀리토(세비야) 등이다.

특정 포지션에 방출 선수가 몰려 있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풀백 세 명과 윙어 두 명이 빠져나갔다. 레프트백 알렉산다르 콜라로프 역시 AS로마 이적이 유력하다. 마지막으로 사냐가 합류한 3년 전부터 꾸준히 맨시티 좌우를 지켜 온 풀백 라인이 일제히 팀을 떠난다. 네 명 모두 30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새로 영입된 선수는 골키퍼 에데르손, 라이트백 카일 워커,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다. 빠진 선수들의 자리를 고루 채우는 영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영입의 양이 부족하다.

오른쪽 수비에는 주전으로 쓸 워커를 영입했다. 워커는 맨유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는 골키퍼 에데르손, 워커, 페르난지뉴 셋뿐이었다. 후보 라이트백이 필요한 맨시티는 레알마드리드의 다닐루를 영입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엔 주전급 측면 수비수가 아예 없다. 변형 스리백이나,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를 왼쪽에 배치하는 등 지난 시즌에 많이 보여준 변칙 전술이 존재한다. 그러나 전문 레프트백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건 위험하다.

맨유전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레프트백 선발로 페르난지뉴를 썼고, 후반전엔 원래 센터백인 엘리아큄 망갈라를 기용했다. 둘 다 레프트백을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은 아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특징인 ‘중앙형 풀백’이 제대로 작동해 미드필드 장악을 도운 것도 아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문제가 레프트백과 맞물려 있다. 맨시티는 이날도 야야 투레를 선발로 썼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도 수비진 앞을 지키긴 했지만, 34세 나이에 따른 신체 능력 하락이 두드러지는 선수다. 지난 시즌 전반기엔 페르난지뉴가 이 역할을 맡았다. 페르난지뉴를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낙점할 경우 레프트백 영입 필요성은 더 높아진다.

보완된 부분도 있었다. 지난 시즌 큰 약점으로 지적됐던 골문엔 브라질 대표팀의 차세대 주전 에데르손이 영입돼 이날 첫선을 보였다. 에데르손은 2골을 실점하긴 했지만 큰 실수 없이 경기를 치렀다.

두 명이 이탈하고도 선수 보강이 없는 윙어 및 공격형 미드필더는 임대 복귀자와 유망주들로 채웠다. 맨시티는 기존 멤버인 라힘 스털링, 르로이 자네와 함께 사미르 나스리, 패트릭 로버츠를 기용했다. 나스리는 이탈이 유력시됐지만 미국 투어에 합류한 것을 계기로 잔류 가능성도 조금씩 제기되는 중이다. 2선 모든 위치를 소화할 수 있다. 1년 반에 걸친 셀틱 임대를 통해 프로 경험을 쌓고 돌아온 로버츠도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17세 유망주 필 포든은 작은 체구로 맨유 진영을 요리조리 돌아다녔다. 스페인 출신 18세 미드필더 브라힘 디아스, 우크라이나의 천재 윙어로 한때 주목을 끌었던 21세 올렉산드르 진첸코 역시 경기를 소화했다.

맨시티는 아직도 많은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최전방 공격수,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등 2선 구성은 막강한 편이지만 풀백은 구멍이 나 있다. 선수단 정리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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