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프리시즌에도 축구는 계속된다. 최근에는 ICC(인터내셔널챔피언스컵)이 프리시즌 풍경을 상당부분 비슷하게 만들었지만, 독특한 방식을 지닌 컵 대회가 여전히 존재한다. ‘풋볼리스트’가 ICC를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팀들이 참가하는 프리시즌 대회를 설명한다.

 

유럽 축구 리그는 여전히 세계 축구의 ‘메이저 리그’다. 미국과 아시아에서 열리는 인터네셔널 챔피언스컵의 규모와 위상이 날로 높아지면서 프리시즌 대회의 중심은 ICC로 통하는 흐름이다. 그러나 ICC가 전부는 아니다. 유럽 주요 빅리그는 ICC보다 오랜 전통을 가진 친선 대회를 통해 프리시즌을 알차게 보내왔다.

지난 15일 바이에른뮌헨의 우승으로 끝난 ‘리가 토탈컵’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프리시즌 대회 중 하나다. 2009년 출범해 역사는 깊지 않지만, 45분 경기로 하루에 준결승과 3위 결정전, 결승전을 모두 치를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의 대회로 관심을 끈다.

2009년 T-홈이 메인스폰서를 맡았고, 2013년부터 텔레콤이 메인스폰서를 맡아 텔레콤컵으로 불리고 있다. 겨울 휴식기가 긴 독일은 지난 1월에 2017 텔레콤컵 겨울 대회를 치르기도 했다. 초대 2009sus 대회는 함부르크가 우승했고, 2013년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바이에른은 올해 치른 두 번의 대회를 모두 우승해 통산 4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팀의 자리에 올랐다.

2009년에 시작된 독일의 또 다른 프리시즌 대회로 아우디컵이 있다. 아우디컵은 정규 경기 방식으로 운영되며, 독일 뿐 아니라 유럽 주요 리그의 클럽을 초청해 치른다. 위상이 더 높은 대회다. 2017년 대회에는 독일 챔피언 바이에른뮌헨 외에 이탈리아의 나폴리, 잉글랜드의 리버풀, 스페인의 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참가한다.

리가토탈컵과 아우디컵이 모두 2009년부터 시작한 것은 우연한 결과다. 독일 대표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가 창립 100주년을 맞아 출범시킨 프리시즌 대회가 아우디컵이다. 2009년부터 격년으로 열리고 있다. 2011년, 2013년, 2015년에 이어 2017년 대회가 5회째다.

초대 대회는 바이에른뮌헨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승리로 우승했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보카주니어스와 AC밀란도 참가했다. 2011년 대회는 FC바르셀로나가 바이에른을 결승전에서 꺾고 우승했고, 브라질 클럽 인테르나시오날과 AC밀란도 참가했다.

2013년에는 바이에른이 맨체스터시티를 꺾고 우승했고, 밀란과 브라질 클럽 상파울루가 3위 결정전을 벌였다. 2015년 대회도 바이에른이 레알마드리드를 꺾고 우승했다. 토트넘홋스퍼가 AC밀란을 꺾고 3위를 차지했다. 바이에른이 이 대회의 단골 손님인데. 이 대회의 전신이 바이에른이 프리시즌 기간 실전형 평가전을 위해 개최하던 프란츠베켄아우어컵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2001년부터 프리시즌 대회로 ‘팀 트로피’가 열리고 있다. 리가토탈컵과 마찬가지로 45분 경기로 진행되나, 45분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로 승패를 가린다는 점이 다르다. 참가 팀은 주로 세리에A 팀이다. 2001년 초대 대회부터 2012년 대회까지 AC밀란, 유벤투스, 인테르밀란 등 이탈리아 축구를 대표하는 명가 세 팀이 참가했다. 

2013년 대회에 인테르밀란 대신 사수올로가 밀란, 유벤투스와 함께 참가했는데,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사수올로는 유벤투스에 승부차기로 졌으나 밀란에 2-1 승리를 거뒀다. 2014년과 2015년 대회에도 사수올로가 밀란, 유벤투스와 함께 참가했다. 2015년 대회에는 유벤투스가 불참하고 셀타비고가 이탈리아 외 팀으로 처음 참가했고, 우승했다. 2017년 대회는 사수올로, 인테르, 유벤투스가 참가할 예정이다.

스페인의 경우 레알마드리드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트로피, FC바르셀로나가 감페르 트로피 대회를 연다. 대회라기 보다는 해외 팀을 초청해 공식 시즌 개막을 앞두고 홈 팬들 앞에서 출정식 개념의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트로피는 1979년부터 매년 열렸다. 레알이 26회 우승했다. 지난 2016년에는 프랑크 클럽 스타드 렘스와 경기해 5-3으로 이겼다. 올해는 알제리 클럽 USAM 알제르와 경기할 예정이다. 2014년에는 처음으로 아시아 클럽 알사드와 경기하기도 했다. 

바르사가 여는 감페르 트로피의 역사는 더 길다. 1966년부터 치러왔다. 2015년에 AS로마, 2016년에 삼프도리아 등 이탈리아 팀과 붙었다. 2013년에 네이마르 영입 진행과 더불어 산투스와 경기한 바 있다. 2010년에는 AC밀란과 경기했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밀란으로 이적했다. 호나우지뉴와 재회한 경기이기도 하다. 2011년에는 나폴리와 경기하는 등 이탈리아 팀과 인연이 많았다. 올해는 비행기 추락 참사의 아픔을 겪은 브라질 클럽 샤페코엔시와 경기할 예정이다.

경기 시간대 변경 등 아시아 시장 공력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온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매년 여름 동아시아 지역을 방문해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트로피’ 대회를 열어왔다. 2003년부터 격년으로 꾸준히 프리미어리그 3개팀과 개최국 팀이 참가해왔다.

2003년 말레이시아에서 연 첫 대회에는 첼시, 뉴캐슬유나이티드, 버밍엄시티와 말레이시아 대표팀이 참가했다. 2005년에는 태국에서 열렸고, 태국 대표팀이 볼턴, 맨체스터시티, 에버턴과 경합했다. 2007년에는 홍콩에서 대회가 열렸는데, 홍콩 대표팀 대신 사우스 차이나가 참가했다. 2009년 중국 대회엔 토트넘, 헐시티, 웨스트햄과 베이징궈안이 출전했다.

올해 대회는 가장 많은 대회를 개최한 홍콩에서 열린다. 홍콩은 2011년과 2013년 대회도 열었다. 2015년 대회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뒤 4년 만에 다시 개최한다. 그동안 개최지 팀이 꼭 참가했지만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의 4개팀이 참가해 진행한다. 

2017년 대회는 최근 마무리됐다. 18일 리버풀이 크리스털팰리스에 2-0으로 이겼고, 19일에 레스터시티가 웨스트브롬에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다. 22일 크리스털팰리스가 웨스트브롬을 2-0으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리버풀과 레스터시티가 22일 결승전을 벌였다. 리버풀이 모하메드 살라와 필리페 쿠치뉴의 골로 2-1 역전승을 거둬 우승했다.

글=한준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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