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류청 기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은 후임 감독 조건은 언급했다.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고 선수들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국내 지도자가 적합하다고 했다.

 

15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동반 퇴임을 선언한 이 전 기술위원장은 “시간이 없다”라고 했다. 한국은 오는 8월 31일 이란을 홈으로 불러들여 최종예선 9차전을 하고, 9월 5일에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최종전을 치른다. 새로운 감독을 빨리 선임해서 준비해야 한다.

 

이 전 위원장이 떠나면서도 후임 지도자 조건을 언급한 이유다. 이 전 위원장은 사퇴 의사를 밝힌 뒤에도 기술위원들과 후임 감독 추천하기 위한 작업을 한다. 기술위원회는 회의 결과를 후임 기술위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언급된 조건은 총 세 가지다. 이 전 위원장은 외국인 감독보다는 한국인 감독이 적합하다고 했다. 또한 갖춰야 할 덕목으로 위기관리능력과 심리적인 압박으로 힘든 선수들 마음을 다잡을 능력을 꼽았다.

 

“시간이 너무 없다.” 앞서 언급한대로 최종예선 9차전 이란 경기까지 두 달 정도 남았다. 이 전 위원장은 “(외국인 지도자는) 이 짧은 기간 동안에 국내 선수들을 파악하기 어렵다. 한국 감독은 적어도 대표 선수에 대한 파악은 분명히 돼 있다”라며 “대표팀에서는 선수와 감독 그리고 코칭스태프와의 소통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위기관리능력은 슈틸리케 감독이 가지지 못한 덕목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순항할 때는 팀을 잘 이끌었지만 암초를 만나자 흔들렸다. 결과적으로 대표팀은 위기에 처했다. 이 전 위원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예를 들면 꼭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준비시키고 그걸 경기장에서 끌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마음을 다잡을 능력은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조건과 맞닿아 있다. 대표팀은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다. 감독이 흔들리니 선수들은 흩어졌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통과 안정이 필요한데 슈틸리케 감독은 이 부분에 능하지 않았다. 선수들과 소통하면서도 강하게 목표로 이끌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

 

감독 후보와 계약 기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이 지녀야 할 능력은 의견이 모인다. 한국 축구는 위기다. 위기를 돌파하려면 전임 감독이 지니지 못한 능력을 가진 이를 선임해야 한다. 선임된 감독은 강한 리더십과 소통 능력으로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어야 한다. 감독 교체 효과만으로는 러시아로 가기 어렵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