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도하(카타르)] 한준 기자= “모든 부분에서 밀렸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28, 스완지시티)은 냉정하게 인정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적 패착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지만 “모든 부분에서 밀렸기 때문에 전술적으로 어떻고 하는 부분은 좋지 않다”고 했다. 기성용은 이전 예선전 이후에도 감독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을 때 선수들의 잘못이 있다고 쓴소리를 한 바 있다.

기성용은 패인을 묻자 “모르겠다. 어떻게 이야기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해 했다. “모두 보셨듯이 선수들이 모든 부분에서 부족했다”며 개개인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스스로도 “주장으로 팀을 잘 이끌지 못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남은 경기에 대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참담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충격적인 패배에 “라커룸에서 별 말을 안했다”며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기성용은 “지금 뭐가 부족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찾아야 한다”고 했는데, 보완점을 묻자 “한 가지를 꼽을 것은 없다”는 말로 과제가 산적해있음을 시사했다. 

2년여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32, 강원FC)는 “모든 선수들이 지금 상황에 대해 냉정하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근호 역시 감독의 전술에 앞서 선수들의 경기력과 수행 능력을 재점검하자고 했다. 무엇보다 상대와 비교하면 가진 것 이상을 쏟아낼 수 있는 열의의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안일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그래도 남은 두 경기를 잘 치르면 월드컵을 갈 수 있다. 선수들부터 정신차리고 다시 해야할 것 같다. 좀 더 간절해야 하고 집중해야 할 것 같다. 뭔가…. 개인이 아닌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인데, 책임감을 좀 더 가져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응집력이나 이런 게 카타르보다 부족한 것 같다.”

이근호는 카타르가 이날 보인 경기력에 대해 “다른 팀은 120%를 하는 데 우리는 안일한 마음으로 허술하게 하면 이길 수 없다”고 했다. “모든 걸 쏟아부었을 때 우리가 조금 더 나을 뿐이다. 힘을 빼면 오늘 같은 결과가 다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근호는 대표팀이 경기에 총력을 쏟고 집중하지 못하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공격수 지동원(26, 아우크스부르크)은 경기력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찬스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 개인적으로 나뿐만 아니라 공격수들이 공을 쉽게 잃어 아쉬웠던 것 같다”고 카타르전을 복기했다. 지동원은 “너무 죄송하다. 국민 분들이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을 텐데 그런 부분을 충족시키지 못해 죄송했다. 다음 경기때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최종예선 원정 무득점 흐름을 깨며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넣은 황희찬도 기뻐할 수 없었다. 황희찬은 “골을 넣었지만 분명히 팀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이 충분히 많이 있었다. 그렇지 못해서 형들과 팀,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 다음 경기에서 출전한다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더 이상은 기회가 없다. 무조건 다른 생각 없이 승리만 생각해야 한다”며 남은 2경기에서 만회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풋볼리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