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유망주들이 참가하는 ‘2017 UEFA U-21 유로’가 곧 개막한다. 유럽 각국에서 유망주가 쏟아지는 가운데, 프랑스를 제외한 축구 명문들이 대부분 참가하기 때문에 어느 해 못지않게 화려한 라인업이 예고돼 있다.

유럽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비슷한 시기 열리는 U-20 월드컵보다 U-21 유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예선은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장기 레이스로 진행됐다. 유럽 각국은 약 2년에 걸친 U-21 유로를 통해 유망주들을 성장시키고 점검할 기회로 삼는다. U-20 월드컵처럼 가끔 참가하는 이벤트보다 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연령 제한의 기준을 예선 시작 시점으로 잡기 때문에 1994년 1월 이후에 출생한 23세 선수들이 출장할 수 있다. 선수들이 스타덤에 오르는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는 추세 때문에 유럽 올스타급 멤버가 나오기도 한다.

거쳐간 선수가 많은 만큼 스타도 많이 배출됐다. 역대 골든볼(MVP) 중에스 티아구 알칸타라(2013년 수상, 스페인), 후안 마타(2011, 스페인), 클라스얀 훈텔라르(2006, 네덜란드), 페트르 체흐(2002, 체코), 안드레아 피를로(2000, 이탈리아), 파비오 칸나바로(1996, 이탈리아), 루이스 피구(1994, 포르투갈) 등이 있다. 경기 수가 적어 득점에 변수가 많기 때문에 골든부츠(득점왕)를 탔다고 해서 뛰어난 공격수가 되는 건 아니지만, 2013년 대회의 경우 득점 1~3위를 독차지한 스페인의 알바로 모라타, 티아구, 이스코가 모두 스타급 선수로 성장하기도 했다.

뛰어난 유망주들이 쏟아져 나오는 최근 흐름 때문에 올해 멤버는 유독 화려하다. 프랑스가 예선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의 선수 명단에는 A대표급 스타가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B조의 스페인은 엑토르 베예린(아스널), 호세 가야(발렌시아), 제라르 데울로페우(에버턴), 사울 니게스(아틀레티코마드리드), 마르코 아센시오, 마르코스 요렌테(이상 레알마드리드), 산드로(말라가), 이냐키 윌리엄스(아틀레틱빌바오) 등이 참가한다. 최근 스페인의 선수층이 얼마나 두꺼운지 잘 보여준다. 2013년에 이어 우승을 노릴 자격이 있는 팀이다.

C조의 독일은 비슷한 시기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차출된 신예 중심의 A대표팀보다 오히려 U-21 대표팀이 화려하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야닉 게르하르트, 막시밀리안 아놀트(이상 볼프스부르크), 요나탄 타(바이엘04레버쿠젠), 막스 마이어(샬케04), 세르주 나브리(바이에른뮌헨) 등은 이미 A대표 경력이 있고 분데스리가에서 경력을 쌓은 스타급 선수들이다.

독일과 한 조에 편성된 이탈리아는 유망주를 넘어 세계적 골키퍼 반열에 진입하기 시작한 18세 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를 U-20 월드컵이 아니라 U-21 유로로 보내며 얼마나 이 대회를 중시하는지 잘 보여줬다. 돈나룸마 외에도 다니엘레 루가니(유벤투스),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피오렌티나), 안드레아 페타냐(아탈란타), 로베르토 갈리아르디니(인테르밀란) 등 A대표팀 멤버들이 주축을 이룬다. 도메니코 베라르디(사수올로), 안드레아 콘티, 마티아 칼다라(이상 아탈란타), 페데리토 키에사(피오렌티나) 등 세리에A에서 활약 중인 예비 스타들이 대거 포함됐다.

A조의 잉글랜드는 사우샘프턴에 소속된 A대표팀 유망주 듀오 제임스 워드프로우스와 네이선 레드몬드가 눈에 띈다. 그 밖의 A대표급 선수 상당수가 빠졌지만, 지난 시즌 큰 주목을 받은 골키퍼 조던 픽포드(선덜랜드)를 비롯해 롭 홀딩(아스널), 더마라이 그레이(레스터시티), 윌 휴즈(더비카운티) 등 기대주가 대거 포함됐다. B조의 포르투갈은 지난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한 헤나투 산체스(바이에른뮌헨)가 다시 맹활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곤살루 게데스(파리생제르맹), 조앙 칸셀루(발렌시아), 브루누 페르난데스(삼프도리아), 브루마(RB라이프치히) 등 이미 세계 각국으로 진출한 선수들이 많아 다국적팀의 성격을 띤다.

그 밖에도 예선 득점왕(10골)인 체코 유망주 파트리크 쉬크는 지난 시즌 삼프도리아로 이적하며 빅리그에 도전하자마자 세리에A 11골을 몰아치며 빅 클럽들이 주목하는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지난 2015년 대회에서도 체코가 득점왕을 배출했으나, 당시 수상자 얀 클리멘트(슈투트가르트)는 단 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려 득점왕이 된 특이한 경우였고,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상태다. 이미 프로에서 자리잡은 쉬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체코 축구의 미래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개최지는 폴란드다. 17일(한국시간) 스웨덴 대 잉글랜드, 폴란드 대 슬로바키아 경기를 통해 개막한다. 루블린, 쿠엘체, 그디니아, 비드고슈치 등 메이저 대회 경험이 적은 도시의 중소 규모 전용구장을 많이 이용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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