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도하(카타르)] 한준 기자= 훈련 분위기가 밝은 것은 카타르도 마찬가지였다. 카타르는 한국의 공식 훈련이 끝난 뒤 실제 경기 킥오프 시간에 맞춰 자심빈하마드경기장의 보조경기장에서 최종 훈련을 진행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호르헤 포사티 카타르 감독은 “AFC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선수들이 나중에 합류하면서 전체 선수들이 모여서 훈련한 것은 6월 3일부터였다. 전술 훈련은 그때부터 했다”고 했다. 카타르 클럽 중유일하게 AFC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른 레크위야는 5월 31일 페르세폴리스와 16강 2차전 경기를 치렀다. 1무 1패로 탈락했다. 

훈련 일수가 부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카타르는 한국전까지 10일 가까이 도하에서 꾸준히 훈련을 진행했다. 한국은 5월 29일 선수단을 조기 소집했으나 전체 선수가 모인 것은 6월 3일 UAE 두바이 전훈부터이며, 이라크와 7일 친선전을 마친 뒤에는 회복과 이동 일정 등으로 3일 가량은 훈련하지 못했다.

#즐겁고 밝았던 카타르의 마지막 훈련, 측면 역습에 집중

포사티 감독 역시 강도 높은 훈련은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했다. “모두 알다시피 카타르는 지금 시즌이 끝난 상황이다. 선수들을 훈련장에서 강하게 밀어붙이기엔 이상적인 시점이 아니다. 강도 높은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라마단 기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선수들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 집중했다.”

경기 하루 전이기도 하지만, 포사티 감독이 말한 것처럼 카타르 훈련 분위기는 가벼웠다. 몸 풀기 단계부터 자유분방하고 웃고 떠들며 호흡을 맞췄다. 공과 함께 하는 몸 풀기로 선수들 모두 즐겁게 운동했다. 웜업 이후에는 11대11로 경기장 반만 사용한 미니 게임으로 훈련했다.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지 않으면서 선수들 사이 유기적인 공격 전개 패턴을 단련했다.

본격적인 전술 훈련은 공개하기로 한 15분의 시간 이후에 진행됐다. 카타르 훈련장은 실제 경기장 밖의 보조 경기장에서 진행되어 완전히 통제하기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인근 보조 경기장은 일반인들이 빌려 사용하며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경기장을 떠나며 살펴본 미니 게임 전술 훈련의 내용은 주로 측면을 통한 역습 공격이었다. 

미니게임에서 카타르는 공을 탈취하면 측면의 풀백에게 공을 빼고 빠르게 측면 공격 지역으로 공을 배달한 뒤 커트인 이후 슈팅 혹은 문전 배후로 컷백 패스를 보내 슈팅으로 이어지는 역습 패턴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라크전에 소극적 공격을 숙제로 지적 받은 한국은 더 과감하고 저돌적인 플레이, 자신감 있는 공격을 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이야기했다. 이날 카타르는 역습 공격 과정에서 과감하게 전진했고,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하며 한국이 하고자 한 저돌적인 역습 공격으로 골을 노리는 모습이었다. 

#2022년 위한 장기 프로젝트, 소리아 공백 메울 젊은 피 주목

카타르 풀백 압델카림 하산은 카타르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전은 2022년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좋은 플랫폼”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이 경기를 통해 개최국으로 참가할 2022년 대회의 틀을 만들겠다고 했다. 

“우리는 기본적인 방식으로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풀백 자리로 말하자면 한국의 측면 공격이 빠르기 때문에 수비에 집중할 것이다. 다만 우리가 활발하게 오버래핑을 한다면 측면 공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산은 경기 전 마지막 훈련에서안정적으로 측면 공격을 막은 뒤 공격으로 전개할 때 빠르게 가담했다. 

카타르는 한국과 경기에 핵심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가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다. 포사티 감독은 “소리아가 우리 팀에 아주 중요한 선수지만, 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선수들에 대해 충분히 자신감을 갖고 있다. 소리아가 중요하지만 내 축구철학은 팀 안의 모든 선수들이 중요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메시, 호날두, 수아레스 정도의 선수가 아니라면 특정 선수를 위한 팀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포사티 감독은 “내일 소리아 대신 나설 선수, 베스트11에 대해선 알려줄 수 없다”며 웃었다. 그는 북한과 경기에 대해서도 “상대에게 정보를 주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내가 아니라 협회가 결정한 것이지만 내가 결정권자라도 TV 중계 없이 비공개로 친선경기를 하자고 했을 것”이라고 했다. 포사티 감독은 “누가 되든 소리아의 자리에서 잘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아미르 기자는 한국과 경기에 카타르의 젊은 공격수들을 주목해보라고 알려줬다. “등번호 19번을 달고 뛸 알모에즈 알 리가 좋은 선수다. 젊은 선수있데 좋은 판단력을 갖춘 선수다. 카타르의 젊은 선수 중에선 최고의 재능을 가졌다.”

알모에즈는 남태희의 팀 동료다. 그는 “남태희는 카타리리그 MVP를 차지한 최고의 선수다. 우리 팀이 우승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줬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놀라운 기량을 보이는 선수다. 난 지난해 수원에서 열린 한국전을 벤치에서 봤는데 전술적으로 아주 큰 배움의 시간이었다. 한국의 좌우 측면 공격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연구하는 자세를 가진 만 20세의 젊은 측면 자원 알리는 한국과 경기에서 측면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소리아가 없는 가운데 스페인 라리가 스포르팅히혼에서 카타르 선수로는 최초로 활약한 아크람 아피프 역시 경계 대상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알모에즈와 아크람 모두 1996년생으로 만 21세다. 카타르 올림픽 대표 출신인 풀백 하산은 “19세 이하 대표팀 단계부터 호흡하며 성장해온 선수들이 인상적인 성취를 거둬왔다”며 2022년 대회를 위해 성장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한국전에 보여주겠다고 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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