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도하(카타르)] 한준 기자= 카타르와 결전의 날을 앞두고, 도하의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있다. 한국과 카타르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경기가 열리는 자심빈하마드경기장은 그라운드로 행하는 에어컨이 설치된 최초의 경기장이다. 경기 당일 에어컨 가동 여부는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자심빈하마드경기장은 과거 이정수가 활약했고, 지금은 스페인 대표 출신 미드필더 차비 에르난데스가 뛰고 있는 알사드의 홈 경기장이다. 자심빈하마드경기장은 1975년 개장했은 2004년과 2009년에 보수 공사를 했다. 최신시설로 거듭났고, 무엇보다 관중석 하단부에서 그라운드를 향하는 에어컨이 설치되었다. 

경기 하루전인 12일에는 한낮 온도가 45도까지 솟았다. 체감온도는 무려 49도. 하지만 대표팀 공식 훈련이 진행된 밤 8시 경에는 40도로 떨어졌다. 다만 습도가 26%로 올라 하루 전인 11일 알아라비스포츠클럽 경기장에서 훈련할 때보다 쾌적함이 떨어졌다. 경기가 열리는 13일까지 매일 최고 기온이 1도씩 높아지고 습도도 높아지고 있다. 

훈련 현장에서 만난 아미르 파흐시 알카스 기자는 한국 취재진에게 웃으며 “내일은 22도로 온도가 떨어질 거다. 이 경기장에선 보통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튼다”고 했다. 아미르 기자에 따르면 자심빈하마드경기장에서 통상적으로 겨울에 해당하는 11월부터 3월 사이를 제외하면 덥다고 판단하는 날에 어김없이 에어컨이 가동됐다. ‘2022 카타르월드컵’이 열릴 기간에는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22도 대의 쾌적한 날씨가 찾아온다며 늘 이렇게 더운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카타르 측에서 에어컨 가동은 경기 당일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고 했다. 확실히 알 수 없다”고 했다. 아미르 기자가 밝힌 기준에 의하면 가동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지난 2012년 6월 카타르 원정 경기 당시에도 대표팀은 이 경기장에서 뛰었다. 당시에는 훈련 중에 에어컨을 켜줬으나 경기 당일에는 틀지 않았다. 카타르는 에어컨을 틀지 않고 훈련했는데, 결과적으론 카타르 선수들이 더 지키면서 1-4로 졌다.

그런 이유로 카타르가 이번 경기에는 다른 선택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타르는 현지시간 6일 이 장소에서 북한과 경기를 치르던 당시 에어컨을 튼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한 실전과 가까운 분위기로 한국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에어컨 가동 가능성이 크다. 카타르는 한국의 최종 훈련에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았다. 이 점 역시 에어컨 가동을 점칠 수 있는 이유다.

한국은 카타르전에 대비해 6월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UAE 두바이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에어컨을 가동하면 그동안 적응기를 가진 더위라는 어려움이 사라진다. 대표팀 관계자는 “에어컨을 틀어주면 우리에겐 좋은 것”이라며 쾌적한 날씨에 경기할 수 있다면 선수들의 컨디션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제3의 변수 중 또 하나는 응원전이다. 12,946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담한 경기장으로 인구가 많지 않은 카타르에선 북적거리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적절한 규모의 경기장이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 결승전이 열린 장소로, 2014년과 2016년에는 수페르코파이탈리아가 열려 세리에A 팀들이 경기를 치르기도 한 장소다. 깔끔한 외관과 아담한 사이드에 현장을 방문한 관계자들은 “K리그에 있었으면 좋을 것 같은 경기장”이라며 부러워했다.

아미르 기자는 “카타르 내에서 이 경기에 대한 관심이 작지 않다.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작아졌지만 2022년 대회를 개최하고, 한국 같은 강한 상대와 경기하는 것에 궁금해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 당일 1만 2천여 좌석이 가득차는 것은 문제 없는 일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장 주변에서 만난 카타르 거주자들은 경기가 열리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대표팀에도 응원군이 있다. 주카타르대사관 측은 한국 교민들을 위해 입장권 900장을 확보했다고 했다. 도하에는 한국 교민이 2,000여명 가까이 살고 있다. 900장을 모두 소진하게 되면 교민의 절반 가량이 한국전을 보기 위해 오는 셈이다. 대사관 측은 “900장이 모두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500명 정도는 올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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