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가시밭길로 가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대한민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여전히 2위로 본선 직행 가능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남은 두 경기에서 큰 위협에 직면했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A조 8차전에서 2-3으로 패배했다. 전반 30분경 손흥민이 팔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경기력은 변명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일찌감치 두 골을 내주고 끌려간 한국은 기성용과 황희찬의 연속골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 29분 하산 칼리드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패배했다.

한국은 4승 1무 3패 승점 13점으로 A조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을 추격 중인 우즈베키스탄도 13일 열린 이란 원정에서 0-2로 패배했기 때문에 순위가 뒤집히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은 4승 4패로 승점 12점이다. 이 경기로 승점 20점이 된 이란은 남은 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이 조 2위를 지켰기 때문에 남은 두 경기에서 1승 1무만 거두면 다른 팀 성적을 신경 쓸 필요 없이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그러나 남은 두 경기 상대가 조 1위 이란, 조 3위 우즈베키스탄이라는 점에서 남은 대진이 최악이다. 앞서 상대한 쉬운 팀들을 잡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9차전, 이란과의 부담스런 홈 경기

그나마 수월한 경기였던 카타르 원정에서 패배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만날 수 있는 최악의 일정을 돌파해야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있다. 8월 31일 열리는 9차전에서 한국은 이란과 홈 경기를 갖고, 우즈베키스탄은 중국 원정을 떠난다. 이어 9월 5일 열리는 조 최종전에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맞대결이 열린다. 장소는 우즈베키스탄의 홈이다.

대한축구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3패로 열세다. 홈에서는 4승 4무 4패로 팽팽한 전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승리 중 대부분이 1970년대에 몰려 있다.

최근 10년간 홈에서는 1무 2패로 더 부진했다. 2009년 박지성의 골로 1-1 무승부를 거둔 것이 홈에서 이란을 상대로 마지막으로 따낸 승점이자 마지막으로 넣은 골이었다. 2010년 가진 친선 경기, 2013년 가진 월드컵 예선전에서 모두 0-1로 졌다.

최종 예선 현재 성적을 봐도 이란은 부담스런 상대다. 이란은 A조에서 6승 2무로 압도적인 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조 2위인 한국과 순위는 한 계단 차이지만, 승점차는 7점이나 된다. 한국으로선 이미 조 1위를 확정한 이란이 힘을 빼고 경기하는 경우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이 조 선두를 다투고 있었다면 이런 요행을 기대할 필요도 없었다.

우즈베키스탄은 같은 날 중국과 원정 경기를 갖는다. 우즈베키스탄 홈에서는 2-0으로 승리했던 대진이다. 조 최하위 중국은 승점 6점에 머물러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을 잡을 경우 실낱같은 조 3위 가능성이 살아난다. 한 쪽의 우세를 예상하기 힘든 경기다. 한국은 지난 6차전 중국 원정에서 0-1로 패배한 바 있다.

 

최종전, 우즈벡과의 정면 승부

만약 9차전에서 한국이 이란을 꺾고 우즈베키스탄이 중국에 패배했다면 그 순간 한국의 조 2위가 확정된다. 그러나 그 밖의 경우라면 최종전에서 두 팀의 운명이 갈린다. 한국은 역대 가장 부담스런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떠나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이 10승 3무 1패로 우세한 역사를 갖고 있는 팀이다. 원정에서는 1승 2무를 기록했다. 1승은 1997년 거뒀고, 두 번의 무승부는 각각 2005년과 2012년 경기 결과다. 2012년 열린 월드컵 예선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이동국의 골로 간신히 비겼다.

우즈베키스탄도 최종예선에서 한국만큼이나 흔들리고 있다. 최근 5경기 전적이 두 팀 모두 2승 3패다. 어느 쪽도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한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의 부진 덕분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조 3위로 밀리면 부담스런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조 2위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 사상 첫 본선에 대한 열망을 품고 우즈베키스탄이 덤벼들 경우 한국은 또 고전하게 될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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