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김동진(35)과 김봉진(27, 이상 킷치FC)이 홍콩에서 성공시대를 열었다. 이미 우승컵을 두 개 들어올렸고,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본선 진출권도 손에 쥐었다.

 

두 선수가 뛰는 킷치는 지난 6일 이스턴SC와 한 ‘2016/2017 홍콩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최종전에서 4-1로 대승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스턴에 뒤져 2위에 머물렀던 킷치는 6점짜리 경기에서 이기며 역전 우승을 일궜다. 킷치는 승점 51점으로 리그를 마쳤고, 지난해 우승팀 이스턴은 49점이었다. 킷치는 이미 리그컵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이날 더블을 달성했다.

 

킷치는 올 시즌 리그에서 8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를 펼쳤다. 이 중심에는 한국인 중앙 수비수 듀오 김동진과 김봉진이 있다. 김봉진은 시즌 시작부터 팀과 함께했고, 김동진은 후반기에 팀에 합류했다. 두 선수는 서로 믿고 의지하며 시즌을 보냈다. 두 선수는 지난 2월 울산현대와 한 ACL 플레이오프에서도 단단한 수비를 펼쳐 울산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동진이 형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말이 통하고 포지션도 같아서 상대팀 공격수 정보도 공유한다. 인간적으로도 잘 맞으니까 그라운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올 시즌은 축구 시작한 뒤 최고의 한 해다.” (김봉진)

 

“아무래도 봉진이가 있어서 적응하기 쉬웠다. 봉진이가 모든 면에서 많이 도와줬다.” (김동진)

무명 설움을 딛고 홍콩에서 꽃을 피운 김봉진은 “ACL 쿼터에 들어가려면 팀 내에서 힘든 경쟁을 해야 한다. 우리 팀에는 이중국적자가 많아서 4인 쿼터에 들어가기 위해 10명이 경쟁해야 하는 구도다. 올 시즌에도 원래 ACL 뛰는 게 아니었지만 결국 해냈다. 다음 시즌에도 꼭 ACL 무대에서 한국 팀과 대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제니트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차지했던 김동진도 기쁘긴 마찬가지다. 김동진은 “제니트에서 우승한 이후로 정말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다”라며 “홍콩이 K리그에 비해 수준이 낮은 리그이긴 하지만 우승컵을 하나도 아니고 두 개 들어올렸다는 게 기쁘다. 다들 은퇴하는 나이에 ACL 본선에 나갈 수도 있다.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두 선수는 더블을 넘어 트레블까지 바라본다. 킷치는 5월 14일 사우스차이나와 홍콩FA컵 결승전을 치른다. 김봉진은 “우승은 많이 할수록 좋다. 컵대회 중 하나는 일정 때문에 포기하고 2군을 내보냈다. FA컵까지 잡으면 사실상 우리가 치른 모든 대회를 우승하는 셈이다. 꼭 잡고 싶다”라고 했다.

 

김동진과 김봉진은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팀과 친선경기도 앞두고 있다. 킷치는 5월 말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홋스퍼와 친선경기를 앞두고 있다. 김봉진은 “내가 손흥민과 함께 경기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라며 “친선경기지만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경기 자체도 즐길 것”이라고 했다.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리버풀과도 경기하게 됐다. 김봉진은 “리그 우승팀이 7월 말에 리버풀과 경기하기로 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좋은 시즌을 보낸 두 선수는 마음 속으로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ACL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게 크다. 홍콩프리미어리그는 2017시즌부터 직행티켓을 한 장 얻었다. 올 시즌 홍콩 대표로 나선 이스턴은 조별리그에서 1승도 얻지 못했다. 두 선수는 다음 시즌 킷치가 ACL에서 첫 승을 얻길 바란다. 

 

사진=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킷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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