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포항, 수원] 김동환, 한준 기자=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경기가 전국 각지에서 펼쳐졌다. 5월 황금 연휴 기간의 끝자락 펼쳐진 축구는 가족들을 경기장으로 이끌었다. 골폭죽도 터졌다. 각 홈 팀들은 팬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팬심’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불청객이 찾아왔다. 봄철 황사를 포함한 미세먼지 수준이 ‘사상 최악’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클래식 경기가 펼쳐진 수원, 제주, 포항, 대구 등 4개 도시, 챌린지 경기가 펼쳐진 부산, 안산, 서울 등 3개 도시의 하늘은 푸른색이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을 뺀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150㎍/㎥을 넘었다. 국민안전처는 평균 수치 200㎍/㎥를 상회를 토대로 외부활동자제권고발령을 했다. K리그 경기가 펼쳐진 모든 곳은 역시 ‘매우 나쁨’ 이었다. K리그 선수들이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팬들이 환호하면 할수록 환경적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6일 K리그 홈 경기를 준비한 한 구단 직원은 “많은 준비를 했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선수들도 걱정이고, 관중도 찾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다”고 했다. 또 다른 구단 직원은 “팬들에게 공기가 좋지 않으니 경기장으로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오라고 할 수도 없으니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각 구단은 매 경기 마다 팬들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제어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인한 부분은 허탈감만 안길 수 밖에 없다.
미세먼지의 영향은 인체에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입자의 지름이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5~1/7 정도인 10μm 이하로 매우 작아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우리 몸속까지 스며든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1)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인지 선수들과 감독, 구단 관계자들도 나름 걱정이 크다. K리그의 한 감독은 “점점 심해질텐데 걱정이다. 관중도 줄어들 수 있지 않겠나”며 우려를 표했다. 직접 경기를 소화하는 한 선수는 “경기장에서 뛰는 것이 생업이고, 몸이 재산이기에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고 했다. 또 다른 선수는 “막연한 불안함을 가지고 있지만, 경기장에 들어서면 금새 잊는다. 별다른 방법이 없지 않냐”고 실상을 토로했다.
다행히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미리 마련했다. 지난 2016년 봄에 개최된 의무위원회에서 상황을 논의하고 대응 방안을 내놨다. 의무분과위원회 정태석 박사(스피크 재활의학과/퍼포먼스센터 원장)는 “미세먼지 경보수준인 300㎍/㎥의 수준이 2시간 이상일 때 경기 연기 등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6일 경기에서 미세먼지 수치가 경기 일정 조정 기준에 닿지 않았지만, 연맹은 발 빠르게 선제적 대응을 했다.
연맹은 각 경기장 소재지별 수치를 확인하고 구단별 긴급 공지를 통해 관중과 경기 진행 종사자를 위한 마스크 준비를 당부했다. 더불어 구급차 내 휴대용 산소마스크 구비 여부도 다시 한 번 점검했다. 미세먼지로 인해 경기가 지연되는 불상사는 펼쳐지지 않았지만, 대기질 변화에 따라 K리그 역시 선수와 종사자 그리고 팬들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태석 박사는 “연맹이 지속적 논의를 통해 정책적 가이드 라인을 효과적으로 보완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6일 펼쳐진 K리그 7경기에서는 미세먼지와 관계 없이 골 폭죽이 터졌다. 클래식 4경기에서 15골, 챌린지 3경기에서 8골 등 총 23골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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