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축구하면서 트로피를 처음 받아봤다”

 

김봉진(27, 킷치FC)은 트로피를 옆에 두고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홍콩축구협회가 주최한 ‘2016/2017 홍콩축구시상식’에 선 한국인 선수가 있다.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 그리고 리그컵 우승까지 차지한 킷치 중앙수비를 책임진 김봉진이다. 김봉진은 베스트11에 선정됐고, 이후 진행된 TOP3 시상식에서도 주인공이 됐다. 수비수로는 유일한 TOP3 선수다.

 

김봉진은 “홍콩에 올 때 힘들게 왔다. 테스트도 여러 번 봤다. 키치 오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키도 작고 중앙수비 경험도 많지 않았지만, 알렉스 감독이 믿고 기용해줬다. 축구하며 처음 트로피를 받았다. 너무 좋긴 한데 얼떨떨하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 1년 동안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2013년 강원FC(당시 클래식)에서 데뷔한 김봉진은 한국 무대에서 철저한 무명이었다. 강원에서 13경기를 뛰고 인천으로 이적했지만, 바로 경남FC로 트레이드 됐다. 경남에서 7경기를 소화한 김봉진은 2016년 홍콩 무대를 노크했다.

 

홍콩에서 어렵게 자리 잡은 김봉진은 한국에서 다시 뛸 기회를 잡기도 했다. 지난 2월 울산현대와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했다. 울산은 인천에서 자신을 트레이드 시킨 김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이었다. 김봉진은 이날 자책골과 만회골을 모두 터뜨렸다.

                                                                                                

리그에 복귀한 김봉진은 선배 김동진과 함께 킷치 트레블을 이끌었다. 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1위였던 이스턴SC를 끌어내리고 역전 우승하던 순간에도 김봉진이 있었다. 킷치는 김봉진과 김동진 덕분에 20경기에서 8실점만하며 16승 3무 1패로 시즌을 마쳤다.

 

베스트11과 TOP3 선정에 관여했던 홍콩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김봉진이 수비진을 이끄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봉진은 2017/2018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는 계약기간 동안 킷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뒤 더 큰 무대로 나가길 바란다. “아직 젊으니까 더 좋은 무대로 가고 싶다. 홍콩에서 더 잘해보겠다”라고 말했다. 테스트 받고 킷치에 입단한 김봉진은 1시즌 만에 자신이 가진 가치를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사진= 킷치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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