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가 공격 자원의 숫자를 한 명 더 늘리는 실험을 했다. 오히려 공격력이 감소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3일(한국시간) 영국 스완지에 위치한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은 스완지시티를 2-0으로 꺾었다. 경기 후 토트넘은 5위, 스완지는 최하위인 20위에 머물렀다.

토트넘은 오랜 부상에서 돌아와 지난해 11월부터 1군 전력에 합류한 에릭 라멜라를 이날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이번 시즌 두 번째다. 라멜라는 2013년 구단 최고 이적료로 합류했다. 이후 과도기를 겪다가 2015/2016시즌 공수 양면에서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주전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연말연시 과도한 일정에 시달리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차원에서도 선발 라인업이 바뀌었다. 토트넘은 지난달 26일 사우샘프턴을 상대한 경기와 선발 멤버 4명을 바꿨다. 최전방이 케인에서 페르난도 요렌테로 바뀌었다. 무사 뎀벨레 대신 라멜라가 선발로 들어갔다. 좌우 풀백도 모두 바뀌었다.

2선의 주전 선수들인 손흥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모두 유지하면서 라멜라를 추가했다. 평소 2선 자원을 2, 3명 기용하는 토트넘은 이날 라멜라가 추가되며 2선이 4명으로 늘었다. 교통정리를 위해 에릭센이 3선으로 내려가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위치에서 후방 지원을 했다. 포메이션은 여전히 4-2-3-1로 유지됐지만 에릭센이 전진할 경우 4-1-4-1로 볼 수도 있었다.

토트넘의 경기 운영은 그리 효율적이지 못했다. 특히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요렌테가 케인만큼 강력한 공격수가 아닌 가운데, 좌우 측면에 배치된 손흥민과 라멜라까지 존재감이 희박했다. 평소 에릭센, 알리, 손흥민, 케인이 보여주던 빠른 공격 전개가 이날은 잘 나오지 않았다. 공격 자원을 늘렸지만 오히려 공격력이 떨어졌다. 스완지가 파이브백에 가까운 수비적축구로 완강하게 버틴 점 역시 토트넘의 문제를 부각시켰다.

골은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경기 내내 위협적이었던 에릭센의 오른발이 전반 12분 멋진 프리킥으로 연결됐다. 요렌테가 강력한 제공권을 살려 헤딩골을 터뜨렸다. 이 골이 아니었다면 토트넘은 경기 운영이 크게 어려워질 뻔했다.

케인 투입 이후 연습 경기하듯 가볍게 추가골을 넣으며 이날 라인업과 원래 주전 공격진의 차이가 잘 드러났다. 후반 44분 득점은 알리, 케인 단 두 명만으로 충분했다. 알리가 측면으로 공을 내줬다. 케인이 스완지 선수들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공을 잘 지킨 다음 전방으로 쇄도한느 알리에게 정확한 롱 패스를 했다. 알리의 슛이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흘러나온 공을 다시 차 넣었다. 간단한 전개로 만들어낸 골이었다.

라멜라는 장기적으로 볼 때 공격진의 체력을 안배해줄 수 있고, 왼발잡이라는 점에서 팀 내 희소성도 있는 선수다. 다만 활용 방안에 대한 답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케인, 알리, 에릭센의 완벽한 호흡에 손흥민이 가세한 기존 공격진이 좋은 짜임새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 라멜라의 역할을 찾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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