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성준은 12월 열릴 동아시안컵을 준비하는 남자 축구대표팀에서 가장 뜻밖인 선수 중 하나다. A매치 경험이 없는데다 이번 시즌 후반기를 부상으로 대부분 걸렀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24명 중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는 3명이다. 그중 하나인 김성준은 지난 2014년 12월, ‘2015 호주아시안컵’ 대비 훈련에 선발됐다가 본선에 가지 못했다. 신 감독은 김성준에 대해 “성남일화(현 성남FC) 감독할 때 데리고 있어봤다. 보이지 않는 살림꾼이다. 상당히 열심히 한다. 눈에 띄는 스타일이 아니라 뒤에서 청소부 역할을 해 준다. 대표팀에서도 그런 역할 해줄 수 있는지 보고 싶어서 선발했다”고 밝혔다.
발탁 소식을 들은 뒤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한 김성준은 “예상 못 했다. 대표팀은 어느 선수에게나 꿈이니까 늘 생각은 한다. 그러나 이번일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가 아닌 시기에 열리기 때문에 유럽파, 중동파가 배제된다. K리거들에겐 대표팀에 갈 기회다. 대표팀 발탁을 기다려 온 수많은 미드필더 중 왜 김성준일까. 김성준은 올해 상주상무 소속으로 K리그 클래식 19경기(2경기는 교체 투입)를 소화했다. 그러나 8월 말 발목 부상을 당했고, 제대 이후 성남FC로 복귀해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3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실전 경험이 없다.
“계속 대표팀에서 강조되는 것이 희생, 절실함이다. 난 매 경기 그런 마음가짐으로 준비하는 선수다. 감독님이 그걸 봐 주신 것 같다. 물론 경기장에서도 잘 해야 한다. 내 스타일은 튀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과 잘 어울려서 패스 위주로 경기를 푸는 걸 선호한다. 감독님이 성남 때부터 내 스타일을 잘 아신다. 대전시티즌에 있던 날 영입하신 것도 감독님이다. 내 장단점을 잘 아실 테니 잘 활용해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김성준은 2011년 대전 소속으로 주목받은 뒤 K리그 수준급 미드필더로 인정받아 왔다. 그 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2014년 후반기 세레소오사카 임대, 2016년부터 2년 간 이어진 군 생활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상주가 6강 돌풍을 일으킬 때 전체 38경기 중 36경기를 소화하며 주축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김성준은 대중의 시야 밖에서 조용히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상주에서 주장 완장을 달면서 리더십이 생겼다. 전에는 내 경기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전체 흐름을 읽으려 노력한다. 상주에서 고 조진호 감독님, 김태완 감독님의 요구로 수비적인 경기도 많이 했다.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맡을 기회였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고 더 편안하게 경기한 것이 좋은 기회였다.”
29세 김성준은 이번 대표팀 발탁을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동시에 내겐 새로운 시작을 열어 줄 기회다. 남다른 각오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상주에서부터 달고 나온 발목 부상은 이미 완치된 상태며, 최근 성남의 승격 플레이오프 출장을 준비하고 있다가 발톱이 살짝 들려 못 뛰었을 뿐이라고 했다. 부상 후유증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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