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우승 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다”
신태용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017 동아시아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에 참가할 선수 명단(24명)을 발표했다. 큰 틀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우려도 있다.
가장 큰 우려는 부상이다. 신 감독이 23명이 아닌 24명을 뽑은 이유는 김민재 때문이다. 김민재는 수술 후 이제 막 재활을 시작했다. 신 감독은 “김민재는 조깅한지 일주일 밖에 안됐다. 전북 최강희 감독과 상의했는데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 했다. (대표팀) 분위기를 익히고 재활을 대표팀에서 시키려고 데려간다”라고 설명했다.
부상 우려는 또 있다. 중앙수비수 윤영선은 팔 부상을 달고 있다. 상주상무가 잔류를 결정 지으면 바로 뼛조각을 들어내는 수술을 하려고 했었다. 당장 뛸 수 있지만,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다른 선수보다는 크다. 신 감독은 “수술한다는 보고는 못 받았다. 수술한다면 대체 선수를 발탁해서 가야 한다”라고 답했다.
명단에 부상 우려가 있는 선수가 있으면 틀이 깨질 수 있다. 신 감독은 오는 27일부터 조기소집을 통해 조직력을 끌어 올리려고 한다. 대체 선수를 명시하긴 했지만 선수가 들고나는 것보다는 발표한 명단을 끌고 가는 게 나을 수 있다.
공백이 긴 선수도 눈에 띈다. 김성준은 지난 8월부터 발목 부상으로 벤치에 앉은 적도 없는 선수다. 신 감독은 “성남 감독할 때 데리고 있어봤다. 보이지 않는 살림꾼이다. 상당히 열심히 한다. 눈에 띄는 스타일이 아니라 뒤에서 청소부 역할을 한다. 대표팀에서도 그런 역할 해줄 수 있는지 보고 싶어서 선발했다”라고 설명했다.
3개월 이상 뛰지 못한 선수는 경기력이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동아시안컵은 과정이기 때문에 실험을 할 수 있지만, 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를 따져봐야 한다. 신 감독도 이번 대회 결과가 선수단 사기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동계 훈련과 리그에서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리면 문은 열려 있다”는 신 감독 말과 김성준 발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경찰청 입대를 미룬 주세종과 이명주도 차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선수들은 원래 12월 7일 입대할 예정이었으나 대회에 참가하면서 내년 1월 4일에 입대하게 됐다. 다른 입대 선수보다 한 기수 늦게 입대한다. 신 감독은 “경찰청과 긴밀히 협조했고, 잘 마무리 했다. 입소 연기, 훈련 연기 등을 합의 했다”라고 설명했다.
지연 입대로 동아시안컵은 참가할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할 때 컨디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 선수들은 2월 말에 아산무궁화에 합류하게 된다. 팀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훈련소와 경찰 교육을 받은 뒤 팀에 들어간다. 이 선수들은 당연히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2달을 쉬면, 컨디션 회복에도 2달이 걸린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게다가 두 선수는 제대도 1달 늦게 한다. 소속팀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계산대로라면 두 선수는 빨라도 5월 초에야 컨디션을 다잡을 수 있다. 5월이면 월드컵 본선 준비가 거의 끝나가는 시기다. 신 감독은 이 선수들이 정말 필요할 때 못 쓸 가능성이 있다. 미드필더를 더 뽑고 싶어도 두 선수가 컨디션 난조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미래보다는 현재에 집중했고, 이 선택은 좋지 않은 결과를 몰고 올 수도 있다.
박수 받는 명단을 발표하기는 어렵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월드컵을 준비해야 하는 신 감독은 고심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다. 감독 뜻을 모두 알아채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는 신 감독 설명을 들어도 의문을 지울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런 의문점이 현실이 되지 않게 막는 게 감독 역할이다.
2017 EAFF E-1 챔피언십 소집 명단(24명)
GK(3명) : 김승규(빗셀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조현우(대구FC)
DF(9명) : 장현수(FC도쿄), 권경원(텐진췐젠), 정승현(사간도스), 김진수(전북현대), 고요한(FC서울), 김민우(수원삼성), 최철순(전북현대), 윤영선(상주상무), 김민재(전북현대)
MF(9명) : 정우영(충칭리판), 주세종(FC서울), 이명주(FC서울), 윤일록(FC서울), 김성준(성남FC), 이재성(전북현대), 이창민(제주유나이티드), 이근호(강원FC), 염기훈(수원삼성)
FW(3명) : 이정협(부산아이파크), 진성욱(제주유나이티드), 김신욱(전북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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