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수원삼성은 리그 3위로 시즌을 마치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따냈다. 그래서 시즌이 끝나자마자 서정원 감독의 걱정이 더 커졌다.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KEB 하나은행 K리그 어워즈 2017’이 열렸다. 올해 한국 프로축구를 빛낸 감독과 선수들이 모였다. 서 감독도 행사에 참석해 상을 받은 조나탄과 염기훈을 축하했다.

수원은 19일 전북현대와 가진 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며 시즌을 마쳤다. 2년 만에 전북을 상대로 승리했고 리그 3위 자격으로 ACL 진출 티켓도 따냈다. 하지만 서 감독의 얼굴은 시즌을 마친 후련함보다 내년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

시상식 시작 전 만난 서 감독은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시즌 마친 소회를 전했다. 그는 “매년 그렇지만 올해도 끝나고 나니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는 말로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큰 한 해였다고 말했다.

지난 일에 대한 아쉬움보다 서정원 감독을 더 머리 아프게 하는 건 내년에 대한 걱정이다. 수원은 ACL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기 때문에 K리그에서 가장 일찍 내년 일정을 시작한다. 내년에 '2018 러시아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에 ACL 플레이오프가 1월 30일로 당겨졌다. 서 감독은 “여느 해보다 더 급해졌다. 내년 시즌을 우리가 가장 먼저 시작한다. 월드컵도 있다 보니 초반에 경기도 당겨지고 스케줄상 힘들 것 같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수원은 매년 스페인 남부지방에서 동계훈련을 해왔다. 선수들도 스페인 훈련에서 많은 준비를 하며 만족했고, 서 감독도 좋은 환경에서 시즌을 준비할 수 있어 만족했다. 올해는 시간이 촉박해 스페인에 갈 수 없다.

서정원 감독은 어쩔 수 없이 국내 동계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1월 중순까지 몸을 만들어야 해서 어디 갈 수가 없다. 유럽도 못 가고, 일본에 가도 잠깐 있다가 바로 들어와야 한다”라며 제주도를 전지훈련지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짧은 시간 안에 팀을 만들어야 하는 것도 서 감독의 고민 중 하나다. 올 시즌 수원 왼쪽 윙백을 책임진 김민우가 군 입대한다. 나가는 선수가 있는 만큼 새로 들어오는 선수도 있겠지만 촉박한 시간에 팀을 정비하고 조직력을 다듬자니 서 감독의 고민이 크다.

얇은 선수단도 걱정이다. 서 감독은 ”미드필더도 그렇고, 오른쪽 위아래도 그렇고 모든 포지션이 다 걱정이다. 많은 충원은 아니더라도 취약 포지션만 보강했으면 하는데 그걸 못하니 힘들다”라며 선수 보강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수원은 올 시즌도 얇은 스쿼드 탓에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초 리그와 ACL을 병행하며 5무 1패로 시작이 좋지 않았다. 선수들 몸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경기를 하다 보니 어려움이 컸다. 올해 ACL에 탈락하고 리그에서 반등한 것도 그런 이유다. 서 감독은 “어느 한 대회만 나간다면 괜찮은데 우리 선수단에 두 세가지를 모두 하기엔 버겁다”고 말했다.

수원 선수단은 20일부터 휴가를 시작했다. 휴식이 길진 않다.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다음달 26일부터 다시 모여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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