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최근 들어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 등이 옥상에 풋살장을 구축하고 있다. 그동안 건물 옥상은 야외 주차장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하 주차장이나 다른 층의 주차장보다 활용도가 낮았다.

K리그팀들도 늘어나는 마트 옥상 풋살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FC서울, 부천FC, 울산현대 등 각 지역 프로축구팀이 마트 옥상에서 유소년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울산현대는 가장 최근 옥상에 유소년 아카데미를 연 팀이다. 수업을 시작한 지 반 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반응이 뜨겁다. ‘풋볼리스트’는 프로축구팀들이 왜 마트 옥상 풋살장에 유소년 아카데미를 개설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울산현대를 통해 궁금증을 풀어보기로 했다.

# 접근성과 지역적 특색을 고려한 마트 옥상 아카데미

울산현대는 관내에 8곳의 유소년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기존 28개였던 반을 올해는 66개로 대폭 확대했다. 지난 6월 울산 홈플러스 남구점 옥상층에 ‘울산현대 HM 풋살파크’가 개장했기 때문이다. ‘울산현대 HM풋살파크’에는 친환경 인조잔디 2면이 조성되어 있다. 그 중 한 면을 축구교실 전용으로 사용 중이다. 안전을 위해 1.5m 높이 세이프 쿠션도 설치했다.

연고지 내 5개 구에 이미 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던 울산현대가 마트 옥상에 새롭게 아카데미를 연 건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도심에 위치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공간이 넓다. ‘울산현대 HM 풋살파크’가 있는 홈플러스 울산 남구점도 도심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학교와 아파트가 많다. 울산현대 관계자는 “울산광역시는 공업도시라는 지역적 특색이 있다. 아이들끼리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안전하고 접근성이 좋은 곳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 놀이 위주 수업으로 만족도를 높인다

개장한 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반응도 좋다. ‘울산현대 HM 풋살파크’에서 축구를 배우는 아이들이 100명 가량된다. 울산현대 유소년 아카데미 총 회원 수가 약 600명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인원이다.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만족도도 높다. 울산현대 유소년 아카데미는 올해부터 수업 방식에 변화를 줬다. 예전에는 축구 자체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놀이 중심으로 바꿔다. 울산현대 관계자는 “요즘 아이들은 학원도 가야하고 과외도 해야 하고 바쁘다.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동안은 즐겁게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놀이 위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발로만 공을 차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도 공을 만지면서 축구과 가까워질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업 방식을 바꾼 뒤 아이들 반응이 좋아졌다.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다 보니 부모들의 만족도 높다. 구단 직원이 주말에 나가 부모들을 만나보면 좋은 반응이 많아졌다. 수업이 생활 권역 안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부모들에게 여유도 생겼다. 다른 풋살장의 경우 아이가 공을 차는 동안 밖에서 부모는 구경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아이가 수업을 받는 동안 다른 업무를 볼 수 있다. 아래 층 마트에 내려가 쇼핑을 할 수도 있고, 다른 업무도 보고 올 수 있다. 실제 그렇게 하는 부모들도 많아 복합 생활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김용대 손을 잡고 입장하는 김용대반 어린이

울산현대는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과 선수들이 직접 스킨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카데미 회원을 대상으로 홈경기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선수 입장 에스코트 키즈다.

전에는 A반, B반으로 정했던 반 이름에는 올해부터 김용대반, 김창수반 등 선수 이름을 붙였다. 단지 선수 이름만 따온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자기 이름이 붙은 반 수업에 직접 찾아가 아이들을 지도하는 시스템이다.

1년에 2번씩 개최하는 ‘명랑운동회’를 통해서도 아이들에게 선수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6월에 ‘울산현대 HM 풋살파크’에서 한 명랑운동회에는 김도훈 감독을 비롯해 이종호, 오르샤, 김승준 등 12명의 선수가 행사에 함께해 아이들과 같이 축구를 하고 사인회를 가졌다.

# 관중증가-선수발굴, 일석이조

울산현대는 앞으로 유소년 아카데미를 더 늘릴 예정이다. 현재 구별 5개의 직영점과 3개의 분점이 있지만 울산 전지역으로 더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울산현대 관계자는 “유소년 아카데미 운영은 구단을 응원해주는 팬에 대한 대우차원이다. 축구 저변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축구교실 운영이 관중 증가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할인 프로모션의 효과가 구단이 예상했던 것보다 호응이 높게 나왔다.

유소년 아카데미는 우수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울산현대는 유스시스템이 좋기로 유명하다. 현대중-현대고로 이어지는 체계가 잘 잡혀 있다. 이번에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김승규와 임창우도 울산현대 유스 출신이다. 울산현대 스카우터들도 유소년 아카데미 회원들을 꾸준히 체크하고 있다. U-12 선수 선발 테스트에 지원자 중 30% 가량이 아카데미 출신일 정도로 아이들의 관심도 높다.

사진=울산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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