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추석 연휴 기간 동안 K리그도, 유럽 빅 리그도 열리지만 가장 치열한 축구 경기를 하나 꼽는다면 바로 이거다. ‘2018 러시아월드컵’ 진출을 위한 각 대륙의 예선전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북중미 예선은 연휴 기간에 끝나고, 유럽과 남미 예선은 연휴 직후에 끝난다. 리오넬 메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본선 진출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국은 과정이야 어쨌든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속 편하게 다른 국가들의 고군분투를 구경해도 된다. 팝콘을, 아니 송편을 준비하자.

유럽과 남미 예선은 1편과 2편을 통해 살펴봤다. 여기선 북중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다른 대륙의 예선 상황을 정리한다. 추석 연휴를 통해 최종예선이 끝나는 건 북중미뿐이다. 아프리카는 아직 일정이 남았고, 오세아니아는 이미 끝났다.

 

북중미(CONCACAF)

월드컵 최종예선은 북중미 국가대항전의 최대 이벤트 중 하나다. 최종 예선에 6팀이 오르기 시작한 1998년부터 6을 뜻하는 그리스어식 표현을 따와 흔히 ‘더 헥스’라고 부른다.

단 6팀이 단일 조별리그를 치르기 때문에 매 대회마다 북중미 최강팀들이 모여 대결을 벌인다. 특히 멕시코와 미국의 라이벌전이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이 매번 최종예선마다 한일전을 두 번씩 무조건 치른다면 예선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훨씬 치솟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왜 인기가 있는지 이해하기 쉽다. 이제까지 미국이 세 번, 멕시코가 두 번, 코스타리카가 한 번 조 1위를 차지했다.

최종예선이 단 두 경기만 남은 지금, 가장 큰 화두는 미국의 운명이다. 미국은 1990년부터 이어 온 7회 연속 본선 진출 기록이 끊길 위기다. 북중미의 월드컵 티켓은 3.5장이다. 최종예선 1위부터 3위까지 월드컵에 직행하고, 4위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나온 팀과 플레이오프를 벌여야 한다. 미국이 바로 4위다.

미국은 남은 두 경기 결과에 따라 3위도, 5위도 될 수 있다. 3위 파나마(승점 10)와 미국(승점 9)의 승점차는 1점에 불과하다. 미국과 5위 온두라스는 승점이 같다. 우리가 송편 배불리 먹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즈음 미국 축구는 월드컵 진출을 두고 피말리는 승부를 해야 한다.

미국은 7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8시 35분 열리는 9차전에서 파나마와 홈 경기를 갖는다. 전력은 물론 미국이 압도적으로 우위지만, 지난 7월 열린 북중미 최대 축구 대회 골드컵에서 우승하며 최근 부진을 극복했다. 그러나 골드컵이 끝나자마자 다시 부진이 시작됐다. 9월 월드컵 예선에서 1무 1패에 그치며 금세 상승세를 잃어버렸다. 이번에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미국의 마지막 10라운드는 11일 열리는 트리니다드토바고 원정 경기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현재까지 1승 7패에 그친 최약체다. 미국이 승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동시에 미국은 지역 라이벌인 멕시코, 코스타리카의 손에 운명을 맡겨야 한다. 멕시코가 온두라스를, 코스타리카가 파나마를 각각 상대하기 때문이다. 본선 진출이 확정된 멕시코와 사실상 확정된 코스타리카가 얼마나 전력을 다할지는 미지수다.

 

아프리카(CAF)

아프리카에 배정된 본선행 티켓은 5장이다. 예선 방식이 살벌하다. 총 3차 예선까지 벌어지는데, 1차와 2차 예선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단판승부라서 까딱하면 탈락한다. 이번 대회 2차 예선에서 이변은 없었다.

아프리카 강호들에겐 더 치열한 3라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20팀이 총 5개 조로 갈라져 각조 1위만 본선에 갈 수 있다. 조 2위조차 용납되지 않는 경쟁이다. 한국처럼 조 2위로 본선에 가는 경우는 기대할 수 없다. A조에선 튀니지와 콩고민주공화국 중 하나가 탈락해야 한다. B조에선 카메룬과 알제리가 일찌감치 탈락했다. C조의 가봉과 말리, D조의 세네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E조의 가나 등 익숙한 팀들이 각조 하위권으로 밀려 있다.

아프리카 최종 예선은 10월을 거쳐 11월까지 가야 끝난다. 한국이 10일 모로코와 친선경기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아프리카 예선 일정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 일정 중 가장 중요한 경기는 B조 선두 싸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8일 오전 1시 나이지리아와 잠비아의 경기다. 동시에 카메룬과 알제리의 경기도 열리지만, 빅 매치로 볼 수 있는 두 팀의 명성과 달리 이번 월드컵에선 모두 탈락한 신세다.

 

오세아니아(OFC)

총 11팀이 참가하는 오세아니아 예선은 이미 끝났고, 승자는 당연히 뉴질랜드였다. 가장 약한 4팀이 참가하는 1차 예선에서 세 팀이 탈락했다. 8팀이 참가한 2차 예선에서 딱 2팀만 탈락시켰다. 6팀이 참가한 3차 예선에서 뉴질랜드와 솔로몬제도만 생존했다. 솔로몬제도는 오세아니아 최강 뉴질랜드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뉴질랜드는 1차전에서 6-1 대승을 거뒀고, 2차전 2-2 무승부에도 불구하고 가뿐하게 최후의 승자가 됐다.

다만 오세아니아에 배정된 본선 티켓은 0.5장이다. 뉴질랜드는 남미 예선 5위팀과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11월 초에 진행되는 일정이다. 남미 5위는 아르헨티나 혹은 칠레일 수도 있다. 뉴질랜드가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갈 수 있었던 건 대륙간 플레이오프 상대가 아시아 팀이었기 때문이었다. 남미 상대론 승산이 더 낮은 게 사실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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