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상주상무의 총 인원이 44명에서 25명으로 대폭 감소할 위기다. 상주는 K리그에 정상적으로 참가하기 위해선 25명보다 많은 선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K리그에서 상주의 인원 감축이 화두로 떠올랐다. 상주상무 구단과 김태완 상주 감독은 “국방부가 상무 축구단 정원을 축소하려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상주 측에 따르면, 국방부의 근거는 원래 상주 축구단의 규정 정원이 25명이라는 것이다. 정원이 확대된 계기는 지난 2003년 프로 리그 참가였다. 당시 프로 리그를 수행하려면 25명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 인정받아 광주시와의 연고지 협약 체결 당시 정원을 44명으로 대폭 늘렸다. 정몽준 당시 대한축구협회장이 국방부 고위층을 통해 직접 정원을 늘렸다고 알려져 있다.

내년부터는 정원 25명으로 돌아가라는 것이 국방부의 입장이다. 한 축구 관계자는 “이번 정권 들어 복무기간을 단축하는 등 전반적으로 군 인원을 줄이는 방향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지 않나. 같은 맥락에서 비전투부대인 축구단의 복무 숫자를 줄이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 같다”고 배경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인원 감축이 확정된 건 아니다. 상주 구단과 국군체육부대는 현 인원을 유지해야 하는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강지웅 상주상무 경영기획팀 팀장은 “우리 구단 입장이 국군체육부대를 통해 국방부에 전달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내년 선발 인원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예년 같으면 9월 중순에 공지됐던 신병 모집 공고도 아직 내지 못했다.

상주가 인원 감축을 막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프로 리그 참가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복무 기간이 12개월, 24개월 등으로 딱 떨어져 시즌 내내 25명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나마 낫지만, 약 21개월인 현재로선 시즌 중 일부 시기에 구멍이 생긴다. 현재도 그렇다. 13일 18명이 전역한 뒤 상주는 22명으로 약 2개월을 나야 한다. 부상과 징계로 6명만 결장해도 프로 경기 스쿼드인 18명을 채울 수 없게 된다.

김 감독은 “일단 41명 규모를 유지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국방부가 보기엔 상주 축구단이 꼭 프로 리그에 참가해야 하는 건 아닐 것이다. 프로 리그 참가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국 축구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지웅 팀장은 “구단은 국방부의 공식 지침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인원 감축 지시가 내려오면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호소해야 한다. 상주시와 상황을 공유하며 공동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정원 25명을 전제로 신병 모집 계획을 세워보기도 했다. 내년 3, 4월 전역자들의 빈자리를 감안해 올해 말 신병 7명을 받아 총 29명으로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러나 그 상태로 시즌을 운영했다간 곧 문제가 생길 것이 뻔하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국방부는 상주상무프로축구단의 이름도 문제 삼았다. 일종의 네이밍 마케팅으로 볼 수 있는지를 검토했다. 상무 팀이 특정 지자체 이름을 홍보해주는 건 원칙상 불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상주 구단은 “프로 리그에 참가하려면 연고지를 꼭 가져야 한다. 이건 네이밍 마케팅이라고 볼 수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상주상무라는 이름의 필요성을 국방부에 답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빛가람, 한국영은 어디로?

상주의 정원 축소 위기는 경찰축구단(아산무궁화) 해체설과 맞물려 입대를 앞둔 축구 선수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금으로선 상주가 더 주목 받는다. 경찰축구단 해체는 당장 내년 이야기가 아닌 만큼 입대를 눈앞에 둔 26, 27세 선수들의 문제는 아니다.

내년은 이명주, 윤빛가람, 한국영 등 대표 선수들이 대거 입대하는 해다. 한 에이전트는 “상주의 인원 선발 계획은 에이전트들에게도 관심사다. 3명을 뽑는다는 말도 있고, 6명을 뽑는다는 말도 있더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축구인은 아산과 상주에 중복 지원하는 선수들이 예년보다 많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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