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프리카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돌풍의 팀’ 튀니지와 달리, 모로코는 사실상 유럽 중소국가 수준의 선수 구성을 갖춘 ‘유럽파의 팀’이다. 한국의 친선경기 상대로 더 적합할 수 있다.

한국은 10월 10일(이하 현지시간) 유럽 모처에서 튀니지와 원정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었으나 튀니지 측이 입장을 바꾸며 무산됐다. 새로운 평가전 상대는 모로코가 유력하다. 모로코는 7일 홈에서 가봉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을 치른다. 한국과 친선경기가 확정되면, 모로코는 가봉전 후 유럽으로 이동해 한국을 상대하게 된다.

튀니지는 최근 월드컵 예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관심을 모은 팀이다. A조에서 4라운드 현재 콩고민주공화국, 기니, 리비아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로코는 C조 2위로 튀니지보다 성적이 나쁘다. 그러나 두 팀의 멤버와 입지를 따져보면 모로코가 더 나쁜 상대는 아니다.

모로코의 지난 9월 A매치 소집 명단 27명 중 21명이 유럽파였다. 모로코 자국 리그 소속이 명, 중동에서 뛰는 선수가 2명, 이집트 리그 소속이 1명이었다. 반면 튀니지는 지난 9월 소집 명단 중 유럽파가 단 5명이었다. 튀니지 대표팀 주축은 국내파나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 유럽 현지에 대한 적응도 측면에서 모로코가 훨씬 유리하다. 아프리카 최북단에 있는 모로코는 유럽과의 거리가 짧고, 유럽과 교류가 많은 만큼 항공 직항편도 발달돼 있다. 그만큼 정상적인 전력으로 한국을 상대할 수 있다.

개인 기량 측면에서도 모로코는 유럽 빅리그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 간판 수비수 메흐디 베나티아(유벤투스), 촉망받는 윙어 하킴 지예크(아약스), 공격형 미드필더로 명성을 얻었던 유네스 벨랑다(갈라타사라이), 2015/2016시즌 스페인라리가에서 16골을 몰아친 뒤 현재 남태희의 동료로 카타르 리그에서 압도적인 활약 중인 유세프 엘아라비(알두하일) 등이 간판 스타다.

간판 스타들이 빠질 경우에도 레알마드리드 유망주 아크라프 하키미, 베테랑 공격형 미드필더 노르딘 암라바트(왓퍼드), 이탈리아에서 활약해 온 윙어 오마르 엘카두리(엠폴리) 등 유럽에서 경쟁력을 보여 온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모로코는 한때 유럽연합(EU) 가입을 신청했을 정도로 유럽에 가까운 국가다. 대표적인 도시 카사블랑카는 ‘아프리카의 유럽’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은 56위로 한국(51위)보다 낮지만, 모로코전은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상대할 기회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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