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가 자랑하는 막강한 삼각 편대 중 델레 알리에 이어 크리스티안 에릭센까지 빠진다. 대안은 손흥민이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키프로스 니코시아에 위치한 네오 GSP 경기장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H조 2차전을 갖는다. 토트넘은 지난 1라운드에서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3-1로 격파해 ‘죽음의 조’ 첫 경기를 기분 좋게 마쳤다. 반면 조 최약체로 지목돼 온 아포엘은 지난 1라운드에서 레알마드리드에 0-3으로 완패했다.

토트넘이 전력상 확실히 앞서는 반면 불안한 점도 있다. 토트넘 사상 아포엘과의 경기는 처음이다. 니코시아를 원정으로 방문해 본 선수들이 얼마 되지 않는다. 웨일즈 국적인 벤 데이비스 등 일부 선수가 국가대표 경기에서 뛴 적이 있을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선수 이탈이다. 얀 베르통언과 델레 알리는 징계로 빠진다. 대니 로즈, 크리스티안 에릭센, 빅터 완야마는 부상으로 결장한다. 그럭저럭 더블 스쿼드를 갖춘 토트넘이지만 하나같이 핵심 선수들이라 전력 타격이 있다. 이들 대신 로테이션 멤버인 손흥민, 해리 윙크스, 벤 데이비스 등이 출장하게 된다. 데이비스는 “최근 몇 경기에서 내 경기력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대니(로즈)가 있든 없든 뛰고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알리와 에릭센의 동반 결장은 문제를 낳을 수 있다. 해리 케인부터 알리, 에릭센으로 이어지는 공격 삼인방은 토트넘의 번개 같은 속공을 이끌어내는 가장 큰 힘이다. 23일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웨스트햄을 3-2로 꺾을 때도 케인의 2골, 에릭센의 한 골이 빛났다. 알리는 1도움을 기록했다. 요소 요소마다 에릭센이 절묘한 패스를 하는 등, 세 선수의 호흡은 기록지에 반영되지 않는 사소한 부분에서도 빛났다.

대안은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전에서 알리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대체했다. 당시 경기 시작 4분 만에 케인의 어시스트를 받아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었고, 케인이 두 골을 추가하며 승리를 책임졌다. 케인이 주도하고 손흥민이 보조를 맞췄다. 둘의 공격 조합은 시즌 첫 UCL 경기부터 성공적이었다.

이번엔 에릭센까지 빠지며 난이도가 더 높아졌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예상 라인업에 따르면, 손흥민에 이은 두 번째 대체 선수는 장신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다. 이번 시즌 합류한 요렌테는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정통 공격수다. 요렌테에게 최전방을 맡기고 케인이 2선으로 내려간다는 예상이다. 에릭센의 대체 선수를 투입하지 않고 최전방 공격수를 한 명 늘릴 거라는 예상을 한 것이다. 2선 자원인 무사 시소코는 미드필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될 거라는 전망도 함께 담겨 있다.

손흥민, 케인, 요렌테의 조합으로는 토트넘이 평소 자랑하는 빠르고 간결한 속공이 어렵다. 요렌테가 최전방에서 거구를 활용해 버텨주는 동안 케인과 손흥민이 주위 공간을 공략해야 한다. 난이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토트넘은 지난 도르트문트전에서 운이 좋아 승리했다는 회의적인 시선을 받기도 했다. 유효슛 4개 중 3개나 골로 연결될 정도로 결정력이 높았고, 달리 말하면 로만 뷔어키 도르트문트 골키퍼가 그만큼 무기력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뷔어키 골키퍼는 최근 교체설이 나올 정도로 입지가 불안하다. 여기에 도르트문트가 원정 경기임에도 지나친 전진 수비를 했던 것 역시 토트넘 입장에선 편하게 승리한 요인이었다. 아포엘 원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토트넘의 상황은 지난 승리보다 더 어려워졌다. 토트넘이 유리한 점은 순수한 실력차다. 손흥민이 아포엘 수비수들과 벌일 일대일 대결에서 여러 차례 승리하고 보이 바테르만 아포엘 골키퍼를 슛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면 토트넘의 경기는 편하게 흘러갈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