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축구는 특별하다. 프리미어리그(EPL)는 경기가 펼쳐지지 않는 순간에도 전세계의 이목을 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풍성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2017/2018 시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Football1st'가 종가의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주제 무리뉴 감독이 퇴장을 당했다. “퇴장 이유를 모르겠다. 혹시 주심을 만난다면 대신 물어보라”고 냉소적 답변을 내놨다. 지난 23일 개최된 사우샘프턴과의 2017/20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경기에서의 일이다.

맨유는 당시 로멜루 루카쿠의 득점으로 1-0 승리를 거뒀다. 퇴장을 당한 것은 경기 종료 직전의 일이다. 막판 반전을 노리는 사우샘프턴의 맹공이 펼쳐지는 가운데 무리뉴 감독은 퇴장을 사실상 ‘자처’했다. 경기 후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잘 했다. 득점을 더 낼 수 있었지만, 막판에는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밖에 없었다”며 “우리의 수비는 훌륭했고, 결국 승리했다. 환상적인 승점 3점이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리뉴 감독이 퇴장을 당한 것은 후반 추가시간이다. 모든 눈이 공과 선수들에게 쏠리는 가운데 주심은 경기를 잠시 중단시키고 대기심과 상의 후 퇴장을 명령했다. 추가시간을 지연시키려는 무리뉴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퇴장 명령 후 그는 여유롭게 사우샘프턴의 벤치에 들러 상대 코칭스태프와 악수를 나누고 서서히 라커룸으로 향했다.

무리뉴 감독은 추가시간 이후 적극적으로 코칭스테프 구역을 벗어났다. 경기 중 감독 혹은 코칭스태프가 한 두 걸음 구역을 벗어나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아예 대기심의 자리까지 뛰쳐나와 자신의 선수와 상대 선수에게 소리를 질렀다. 대기심이 몇 차례 주의를 주고 자리로 돌아갈 것을 명령했지만, 오히려 무리뉴 감독은 대기심 앞에서 터치라인 안쪽으로 들어가는 우를 범했다. 

대기심은 당연히 무리뉴 감독을 제지했다. 하지만 그는 더욱 강하게 어필하며 퇴장을 유도했다. “왜 퇴장을 당했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심판과의 신체 접촉까지 서슴지 않은 무리뉴 감독은 이유를 잘 알고 있다. 마지막 순간 자신의 선수들을 독려하고 시간을 유도했다. 사우샘프턴 선수들의 초조함은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대기심이 무리뉴 감독과 언쟁을 벌이는 사이 루이 파리아 코치는 주심에게 달려 나와 항의했다. 결국 맨유는 1-0으로 스코어를 유지하며 승리를 거뒀다. 

무리뉴 감독은 퇴장 판정에 따라 다음 리그 경기에 벤치에 앉지 못한다. 상대가 맨체스터시티, 첼시, 리버풀과 같은 강호라면 상당한 타격이다. 하지만 맨유의 다음 리그 상대는 크리스탈팰리스다. 6전 전패, 13실점, 무득점을 기록 중인 리그 최하위 팀이다. 팰리스는 같은 날 펼쳐진 경기에서 맨시티에게 0-5로 대패했다. 무리뉴 감독으 안방인 올드트라포드에서 만난다. 경기 직전까지 선수단을 충분히 지도한 후 관중석에 앉아 코치진을 충분히 ‘원격조종’할 수 있다. 언제나 어려운 원정지 상대인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무리뉴 감독은 몸을 던져 승점 3점을 지켰다.
글= 김동환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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