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느 첫 단추격인 10월 친선전 키워드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해외파, 테스트, 사면초가다.

 

신태용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10월 7일과 10일에 하는 러시아, 모로코 친선전에 출전할 선수 23명 명단을 발표했다. 신 감독은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신태용 축구를 완성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 8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10차전에 부르지 않았던 선수를 9명 불렀다. 송주훈(알비렉스니가타)은 처음으로 선발했다.

 

신 감독은 공언한대로 K리그 선수를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엔트리 23명과 대기선수 2명이 모두 해외파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 J리그, 중국 슈퍼리그, UAE 리그 등에서 뛰는 선수만 선발했다. 지난 소집 때 K리그 양해를 받아 조기소집을 했었던 부분과 A매치 기간에 K리그 경기가 있는 것을 고려한 선발이었다.

 

“K리그와 상생의 길을 걷기 위해 K리그 선수를 뽑지 않았다. 전원을 해외파로 뽑다 보니 충분치 않은 선수 풀 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었다. 특히 스트라이커 라인업 꾸리기가 어려웠다. 황희찬은 부상이고 석현준은 경기 못 나왔다... 풀백도 부족했다. 오재석과 임창우는 좌우를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에 총 세 명(윤석영 포함)으로 했다.”

 

해외파를 거의 모두 소집한 이유가 더 있다. 바로 테스트다. 최종예선은 실전이다. 월드컵 본선에 나갈 가능성이 있는 선수보다는 당장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를 쓸 수밖에 없었다. 신 감독은 후보로 생각했지만 지난 최종예선 9.10차전에서 부르지 못한 선수와 소속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를 호출했다.

 

“지동원과 황의조는 꼭 같이 해보고 싶었던 선수다. 이번에 테스트 해보고 싶다.”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를 불렀지만, 전부 부른 것은 아니다. 석현준은 제외했다. 신 감독은 “지동원, 구자철, 박주호를 체크하기 위해 차두리 코치를 파견했다. 차 코치가 직접 선수와 이야기도 나눴다. 지동원은 몸은 좋은데 감독이 출전시키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표팀 합류 열망도 컸다. 지동원은 한 번 써보고 싶었다. 월드컵에 뽑을 수 있는 선수인지 테스트 해보겠다”라고 했다.

신 감독이 ‘2017 U-20 월드컵’에서 함께했고 현재 유럽에서 뛰는 이승우, 백승호, 이진현을 부르지 않은 이유도 분명하다. 그는 “세 선수는 아직 새로운 팀에 간지 얼마 되지 않았다. 새로운 팀에 적응할 시간적인 여유를 줘야 한다”라며 “그 선수들은 20세 월드컵 때 같이 생활해봤다.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 쓰지 못한 선수를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축구와 그 축구를 할 수 있는 선수 윤곽은 내년 3월쯤에 나올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번 친선전에서 결과를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거스 히딩크 전 감독 부임설로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자신이 “사면초가와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축구는 재미있게 이기면 가장 좋다”라며 “이번 평가전은 (그런 부분이) 복합적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그렇게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부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며 팬들의 이해를 구했다.

 

"졌을 때 후폭풍이 거셀 수 있겠지만, (여론에) 흔들려서 감독이 주관을 버릴 필요는 없다."

 

그는 히딩크 전 감독이 도움이 준다면 받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개인적으로 히딩크 감독은 우리 축구 영웅이라고 인정한다. 한국 대표팀을 도와준다면 받아 들이고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 사심 없이 도와준다면 사심 없이 받아들이겠다. 우리가 더 발전하고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뭐든지)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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