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축구는 신장으로 하는 게 아니다. 로렌초 인시녜와 드리스 메르텐스가 또 단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23일(한국시간) 프랑스 니스에 위치한 알리안츠 리베라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 나폴리가 니스를 2-0으로 꺾었다. 지난 17일 1차전에서도 2-0으로 승리했던 나폴리는 무실점 4득점으로 이변 없이 본선에 진출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두 단신 공격수의 활약이 빛났다. 두 선수의 공식 신장은 메르텐스가 169cm, 인시녜가 163cm다. ‘키컸으면’이라는 코미디 코너를 했던 이수근(165cm), 정명훈(168cm) 코미디언보다 두 사람의 평균 키가 작다.

앞선 1차전의 주인공은 메르텐스였다. 당시 메르텐스는 선제골을 넣고 페널티킥을 얻어내 조르지뉴의 추가골도 이끌어냈다. 인시녜가 선제골을 돕고, 추가골로 이어지는 패스워크에 참여했다.

2차전은 거꾸로 인시녜가 주인공을 맡았다. 전반 48분 왼쪽 측면에서 인시녜가 내준 스루 패스를 마렉 함식이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호세 카예혼이 골로 마무리했다. 후반 44분에는 인시녜가 파우치 굴람에게 스루 패스를 줬다가 다시 돌려받은 공을 골대 구석으로 정확히 차 넣은 뛰어난 슈팅 기술을 보여줬다.

두 선수의 활약상은 경기 내내 이어졌다. 인시녜는 왼쪽과 중앙 사이에서 침투, 스루 패스, 슛을 계속 반복했다. 메르텐스는 전반 13분 인터셉트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낸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전반 20분에는 자신보다 10~20cm 큰 수비수들 사이에서 드리블 돌파 후 슛을 날렸다. 후반 3분에도 수비수들 사이에서 방향 전환 돌파 후 날린 슛이 골대에 맞았다.

빠르고 기술이 좋은 두 선수는 왼쪽과 중앙을 오가며 상대 수비를 헤집는 역할을 맡는다. 178cm로 그나마 체격이 큰 오른쪽 윙어 카예혼이 수비 가담, 전방 압박 등 궂은일을 하며 단신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는 구조다. 상대에 따라 장신 공격수 아르카디우스 밀리크를 넣고 인시녜, 메르텐스 중 한 명을 뺄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체구에 따른 문제점을 감추기 쉽다. 나폴리는 20일 열린 세리에A 1라운드에서도 엘라스베로나에 3-1로 승리하며 흠 없는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나폴리는 지난 시즌 UCL에서 가장 불운한 팀이었다. 조별리그 B조를 1위로 통과했기 때문에 좋은 대진운을 기대할 만했지만, 참가팀 중 최강인 레알마드리드와 16강에서 만나 버렸다. 레알은 토너먼트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첫 2승을 나폴리 상대로 거뒀다.

지난 시즌과 선수단 변화가 거의 없는 나폴리는 같은 콘셉트, 더 나아진 조직력으로 높은 순위를 꿈꾸고 있다. 첫 번째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