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김정용 기자= 이동국은 38세 나이에 국가대표로 복귀해 신이 났다. 축구인 겸 ‘예능인’ 이동국의 활발한 태도는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대표팀 소집 이틀째인 22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두 번째 훈련이 진행됐다. 이번 대표팀 훈련은 경기(31일 이란전) 시간인 오후 9시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다. 낮에는 한 시간 정도 걸린 비디오 미팅 외에 별다른 일정이 없었다. 선수들은 한나절 동안 한 건물에 뭉쳐 지냈다.

38세 이동국은 최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21일 NFC에 들어설 때부터 “(그동안) 밖에서 볼 때 희생하는 선수 숫자가 줄었다고 느꼈다. 대표팀이란 팀으로서 움직여야 하는데 몇몇 선수가 돋보이려 했던 것 같다”는 쓴소리를 했다.

22일 훈련 전 인터뷰를 가진 이재성은 선배의 말에 공감했다. 이재성은 “(나처럼) 안에 있던 선수보다 밖에서 본 동국이형이 정확하다. 선수들은 선배 말을 귀담아 듣고, 2연전이 끝난 뒤에는 그런 말이 안 나오게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동국의 ‘희생론’에 찬성표를 던진 발언이다.

이재성은 이동국이 알아서 후배들을 잘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성 눈에 비친 이동국은 소속팀 전북현대에서 봐 온 이동국보다 더 활기가 넘친다. “동국이 형이 파주에 오랜만에 와서 신난 것 같다. 항상 전북에서도 활발하게 훈련을 유도하는 선배다. 대표팀에서도 중요한 존재다.”

이근호도 이동국의 존재가 대표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동국이 형은 의욕적으로 선수들에게 말을 많이 하며 다가간다. 후배 선수들은 주의 깊게 듣는다. 긍정적인 분위기다.”

다음 상대를 감안했을 때, 이동국은 전술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이란은 경기 운영 측면에서 한국을 능가하는 팀이다. 한국은 2011년 승리 이후 6년 넘는 시간 동안 이란을 이기지 못했다. 최근 전적은 4연패다. 모두 0-1 패배였다. 한 골 차 승부에서 늘 한국이 약했다. 이근호는 “약간의 결정력, 승부처에서의 작은 차이로 승패가 갈리곤 했다. 이번엔 동국이 형처럼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다. 집중력을 높여 찬스 한 번에 한 골을 넣을 필요가 있다”며 이동국의 경험과 결정력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동국은 후배들이 접근하기 힘든 구식 선배가 아니라, 유쾌하고 활발한 분위기를 이끄는 선배 역할을 맡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동국이 자연스럽게 임시 주장 역할을 맡고 있다”며 “선수단 일정 등을 공지할 때 신태용 감독이 이동국을 불러 대표로 전달한다. 비디오 미팅 시간이 연기됐을 때도 이동국이 주도해 자연스럽게 선수단 전체에 전달했다”고 했다.

이근호는 일부러 고참끼리 미팅을 잡지 않아도 자연스레 고참끼리 모이게 된다며 38세 이동국, 34세 염기훈, 32세 이근호 셋이 뭉쳐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현재 파주에 소집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셋이다. 반면 훈련장으로 향하는 이동국은 20대 김기희, 정우영과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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