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우승 경쟁을 할 만큼 강력한 공격 루트를 갖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고, 프리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맨유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랜도버에 위치한 페덱스필드에서 친선대회 ‘2017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을 갖고 바르셀로나에 0-1로 졌다. ICC 전부터 미국에 와 있던 맨유는 앞선 네 차례 친선 경기에서 모두 승리(1경기는 PK 승)했지만 미국 투어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를 당했다.

맨유가 바르셀로나보다 진지한 자세로 임한 경기였다. 바르셀로나는 전반전에 네이마르의 선제결승골로 앞서간 뒤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교체 카드 10장을 썼다. 한 번 투입했던 세르지 로베르토를 다시 세르지 삼페르로 교체하는 동 총 11회나 선수를 바꿨다. 반면 맨유는 후반전으로 들어갈 때 5명만 교체했고, 후반전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3명만 투입했다. 승리를 위해 필요하고 다양한 멤버들과 호흡을 맞춰야 할 폴 포그바, 로멜로 루카쿠, 마커스 래시포드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맨유는 간헐적으로 좋은 공격을 하며 전반적으로는 그리 밀리지 않았다. 포그바는 중앙에서 재치 있는 플레이로 종종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루카쿠는 문전에서 골을 노렸다. 원래 중앙 공격수인 래시포드, 활발하게 2선을 휘젓는 제시 린가드가 좌우 측면에 배치돼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어보려 했다. 헨리크 미키타리안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공격의 조립 및 득점 기회 창출을 맡았다.

후반전 들어 포그바의 파트너가 마루앙 펠라이니로 바뀐 것 외엔 공격진에 큰 변화가 없었다. 후반 17분이 되어서야 린가드 대신 앙토니 마르시알, 미키타리안 대신 안드레스 페레이라를 투입해 공격 조합에 변화를 줬다.

맨유는 바르셀로나보다 일찍 프리 시즌 경기를 시작한 만큼 더 높은 단계의 실험이 가능했다. 앞선 4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도 풀타임을 뛸 수 있을 정도로 올라왔고,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미 선수들의 기량을 어느 정도 봤으니 이제 조합을 걱정할 차례였다. 풀타임을 소화한 포그바, 루카쿠는 어떤 조합에서도 주전이 될 선수들이다. 이들과 잘 어울리는 공격 조합이 뭔지 맞춰보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확실한 공격 루트는 보이지 않았다. 맨유를 상징하는 공격 방식도, 어려운 상황일 때 믿고 공을 몰아줄 만한 선수도 없다. 각 공격 자원의 능력을 모두 더하면 어느 팀에도 부럽지 않지만 확실한 무기가 없다는 점은 아직 문제다. 포그바는 많은 골과 도움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지만 팀 플레이가 안 풀릴 때 스스로 헤쳐나가는 역량이 여전히 부족하다.

루카쿠를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맨유의 과제로 보인다. 루카쿠는 앞선 친선경기들과 달리 바르셀로나전에서 좋은 패스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리 좋지 않은 스루 패스나 크로스도 루카쿠는 득점으로 만들 역량이 있다. 원래 측면으로 빠지는 플레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다. 지난 시즌 비약적으로 향상된 문전 처리 능력을 살리면 평범한 크로스도 골로 만들 수 있다. 바르셀로나전에서 맨유는 크로스 횟수가 아쉬웠다.

무리뉴 감독은 10여년 전과 달리 전술적으로 남들보다 앞서나가는 감독은 아니다. 맨유의 화려한 선수단을 잘 조합해 최상의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이 최선이다.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수아레스처럼 팀 플레이가 안 풀릴 때 택할 수 있는 공격 루트를 개발해야 한다. 아직 개발 작업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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