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네이마르는 상대 수비수들이 아무리 가깝게, 아무리 많이 있어도 돌파할 수 있는 선수다. 상대 골대 근처에서 공을 받는 네이마르는 유벤투스에 이어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상대로도 골을 터뜨리며 프리 시즌에 가장 뛰어난 활약을 이어 나갔다.

27일(한국시간) 미국 랜도버에 위치한 페덱스필드에서 친선대회 ‘2017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을 가진 바르셀로나가 1-0으로 맨유를 꺾었다. 바르셀로나의 두 번째 프리 시즌 경기였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의 ‘주전조’ 중 한 명으로 전반전만 소화했다.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를 비롯해 이반 라키티치, 조르디 알바 등 핵심 선수가 대거 포함된 전반전 필드 플레이어 10명은 전반전이 끝난 뒤 전원 교체됐다.

네이마르의 골은 전반 31분 터졌다.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메시의 패스와 네이마르의 마무리가 어우러진 골이었다. 메시가 드리블에 이어 내준 전진 패스는 안토니오 발렌시아에게 끊겼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인터셉트를 예상하고 있었다. 발렌시아에게 몸을 쓱 밀어넣어 공을 빼앗은 네이마르는 혼전 중인 선수들을 등지고 빙글 도는 동작으로 공을 지킨 뒤 골대 구석으로 차 넣었다. 압도적인 판단 속도와 유연성이 증명된 골이었다.

네이마르는 드리블과 패스로 상대 위험 지역을 계속 위협했다. 경기 시작 직후 중거리슛을 날리고, 메시에게 좋은 패스를 제공해 슛까지 이끌어냈다. 전반전 중반에는 맨유 수비진 사이를 유유히 드리블로 빠져나가는 묘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23일 바르셀로나의 첫 ICC 경기에서도 네이마르는 전반전만 뛰었고, 경쾌한 몸놀림으로 두 골을 터뜨려 유벤투스를 2-1로 제압했다. 현재까지 바르셀로나의 친선경기 2경기에서 90분을 소화하고 3골을 넣어 2승을 이끌어냈다. 메시도 몸 상태가 좋지만, 네이마르가 더 돋보인다.

지난 시즌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활동반경 문제가 해결된 듯 보인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에서 2014/2015시즌 리그 22골, 2015/2016시즌 리그 24골을 득점했다. 반면 2016/2017시즌엔 13골로 득점이 뚝 떨어졌다. 바르셀로나 팀 전술이 붕괴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빌드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가운데 네이마르가 왼쪽 측면을 타고 먼 거리를 드리블하며 메시, 수아레스에게 공을 운반해줘야 하는 상황이 잦았다. 네이마르는 문전으로 들어갈 기회도 부족했고, 신경 쓸 플레이가 많다보니 결정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도 나왔다.

지난 시즌 네이마르가 전술적으로 희생하며 팀을 지탱한 셈이었다. 네이마르 중심의 팀이 아니라는 점은 최근 불거진 파리생제르맹(PSG) 이적설의 이유로 거론되기도 했다. 다른 공격진과 동등한 비중을 나눠 가지며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메시가 편하게 공격하도록 네이마르가 뒤에서 받치는 양상의 경기가 잦았다.

아직 프리 시즌에 불과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유벤투스전과 맨유전을 통해 한결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네이마르와 메시 개인의 컨디션뿐이 나아졌다. 패스를 성공적으로 돌린 뒤 메시가 네이마르에게 패스를 넣어주는 장면이 특히 의미 있었다. 지난 시즌 붕괴 상태에 가까웠던 오른쪽 공격은 새로 영입된 세메두가 이반 라키티치와 호흡을 맞추며 전문 윙어 없이도 잘 전개해 내고, 중앙으로 이동한 메시가 네이마르와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을 맞췄다.

정규 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네이마르의 위치와 역할은 바르셀로나의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시와 동등한 비중으로 바르셀로나를 이끌 만한 실력은 이미 갖추고 있다. 맞는 역할이 필요하다. 선결 조건은 네이마르가 이적설을 끝내고 잔류하는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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