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두 대회(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A컵)를 치르면서 받아들이지 못할 결과를 받았다”

 

K리그 클래식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이 외나무다리에 섰다.

 

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 ‘2017 하나은행 FA컵’ 16강 부산아이파크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7-8로 졌다. 서울은 K리그 챌린지 소속인 부산을 넘지 못했다. 부산 압박이 조금 약해진 후반전에 파상공세를 퍼붓고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는 이석현과 윤일록이 실축 했다. 우승팀이 받을 수 있는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진출권과도 멀어졌고, 네 시즌 연속 FA컵 결승전 진출 꿈도 사라졌다.

 

부산이 잘했고 서울은 잘하지 못했다. 부산이 서울을 맞아 할 수 있는 축구는 하나 밖에 없었다. 단단하게 수비하면서 역습을 노리는 방법이다. 서울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박주영과 윤일록 그리고 이상호를 선발로 내며 좁은 공간에서 골을 만들길 바랐다. 데얀은 교체명단에 넣으며 반전카드도 마련했다. 서울은 경기를 주도하고도 부산을 넘어뜨리지 못했다. 부산 수비를 무너뜨릴 정교함이 없었다. 후반에 들어온 데얀이 날린 몇 차례 슈팅은 부산 골키퍼 구상민에 막혔다.

 

“측면을 열어서 올린 사이드 크로스 경쟁력이 떨어졌다. 중앙 수비는 단단하기 때문에 가운데 공격이 어려웠다. 공격지역에서 콤피네이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수비 블록 안이 아니라) 블록 밖에서 플레이를 했다.”

 

황 감독은 반전을 다짐했지만, 리그도 쉽지 않다. 서울은 4승 4무 3패로 6위다. 한 경기만 이기면 3위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 경기력이 인상적이지 않은 게 문제다. 황 감독 진단대로 짜임새 있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은 다른 팀 밀집수비를 뚫어야 득점하고 이길 수 있는 팀이다. 짜임새와 정교함이 없으면 이기기 어렵다.

올 시즌 서울은 지난 시즌에 비해 이런 부분이 아쉽다. 조진호 부산아이파크 감독도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서울이 지난 시즌보다 결정력이 떨어졌다. 그나마 데얀이 좋은데 데얀도 조금 떨어졌다”라고 했다. 데얀은 지난 시즌만 못하고 박주영은 부상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다. 이런 위기를 넘을 수 있는 무기는 짜임새뿐인데 연계플레이가 시원치 않다.

 

측면에서 경기를 풀어줄 측면 공격수 이상호, 윤일록, 조찬호는 부침이 크다. 이규로, 신광훈, 김치우가 부상으로 빠지며 측면 윙백(풀백)도 힘을 잃었다. 고요한과 심상민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하대성이 빠지면서 중원 미드필더 창의성도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짧은 패스 연결과 정확한 크로스가 모두 듣지 않는다.

 

서울은 FA컵 패배를 딛고 오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할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2라운드 강원FC 경기를 잡아야 한다. 강원에 지면 순위가 뒤집어질 뿐 아니라 반전 기회도 잃는다. 강원 다음에는 최근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울산현대가 기다린다. 두 경기를 잘 치러야 휴식기에서 팀을 정비할 수 있다.

 

“가장 큰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 해결할 수 있는 이는 황 감독뿐이다. 변수를 제어하고 있는 선수로 반전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황 감독이 몇 차례 언급한 짜임새를 만드는 게 급선무다. 서울은 오랜 시간 동안 짜임새 있는 축구로 K리그와 ACL을 풍미한 팀이다. 황 감독 방식으로 이를 만들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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