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린 셀타비고의 2016/2017시즌 도전이 멈췄다.

스페인 라리가 클럽 셀타비고는 한국시간으로 12일 새벽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라포드 경기장에서 치른 ‘2016/2017 UEFA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1차전 홈경기에서 0-1로 패한 셀타는 합계 1무 1패로 탈락했다.

홈에서 진 셀타는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스타 군단 맨유와 2차전도 열세가 예상됐다. 실제로 전반 17분 마커스 래시퍼드의 크로스에 이은 마루안 펠라이니의 헤더에 선제골을 내줘 패색이 짙었다.

선제 실점에도 만회를 위한 셀타의 공세가 강했다. 셀타는 60% 이상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파상공세를 폈다. 기어코 후반 40분 수비수 파쿤도 론칼리아가 테오 봉곤다의 크로스 패스를 헤더로 연결해 동점골을 넣었다.

셀타는 잔여 시간 한 골만 추가하면 2-1 승리로 결승 티켓을 얻을 수 있었다. 원정 득점 우선 원칙에 의해 1승 1패가 될 경우 적지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은 셀타가 유리해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셀타는 골잡이 욘 귀데티가 후반 추가 시간 말미에 문전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 뒤집기에 실패했다.

셀타에겐 통한의 탈락이었다. 1923년 창단한 셀타비고는 현재까지 주요 대회 우승 경험이 없다. 1936년과 1982년, 1992년에 2부리그 우승으로 1부 무대에 올라왔던 것, 1948년과 1994년, 2001년에 코파델레이 준우승을 차지한 게 최대 성과다. 2000년에는 지금 폐지된 UEFA인터토토컵을 차지한 바 있으나 소규모 대회였다.

1차전에서는 맨유의 실리적인 경기 운영에 밀렸다. 골키퍼 세르히오 알바레스의 선방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2차전은 더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시즌 내내 팀의 상승세를 이끌어온 공격수 귀데티와 이아고 아스파스가 침묵했다.

귀데티와 아스파스 모두 프리미어리그와는 악연이다. 셀타 유스 출신인 아스파스는 최고 활약을 펼치다 2013년 리버풀로 이적했으나 두 시즌 동안 리그 14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2014/2015시즌 세비야로 임대된 이후 2015년에 친정팀으로 복귀해 제 기량을 되찾고 있다. 맨유와 만남에서 아스파스는 또 한번 침묵했다.

스웨덴 공격수 귀데티는 만 16세이던 2008년 잠재력을 인정 받아 맨체스터시티에 입단했다. 이후 장기간 임대 생활을 전전했다. 번리, 페예노르트, 스토크시티, 셀틱 등을 돌아다녔다. 페예노르트에서 2011/2012시즌 리그 20골을 넣었고, 셀틱에선 2014/2015시즌 리그 8골로 존재감을 보였다. 맨시티에는 기회가 없었고 2015년 여름 셀타로 이적한 뒤 꾸준한 기회를 얻으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귀데티는 2015/2016시즌 셀타에서 공식경기 12골을 넣었다. 올 시즌에는 출전 기회와 득점이 줄었으나 셀타비고의 돌풍 행보에 기여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승부처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시즌 셀타는 창단 후 첫 우승을 위한 시즌을 보냈다. 셀타비고는 코파델레이 16강에서 발렌시아를 꺾은 뒤 8강에서 레알마드리드를 만났다. 지난 1월 레알과 원정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지네딘 지단 감독의 팀을 무너트렸다. 2차전 홈 경기도 2-2로 비겨 4강에 올랐다. 레알을 탈락시켜 우승후보로 주목 받았다.

준결승에서 셀타를 가로막은 것은 데포르티보알라베스 돌풍이었다.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셀타는 2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해 탈락했다. 유로파리그 토너먼트에서 샤흐타르, 크라스노다르, 헹크 등을 연파하며 4강에 오른 셀타는 맨유에 패하며 또 한번 결승행 좌절을 맛봤다.

셀타는 1971/1972시즌 UEFA컵 참가로 처음 유럽대항전 무대에 나섰다. 1999년과 2000년, 2001년에 연속으로 대회 8강에 오른 것이 종전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4강 진출이 최고 기록이다. 2003/2004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해 16강에 올랐으나 아스널에 패해 탈락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사상 첫 우승 및 통산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노리던 셀타의 꿈은 아쉽게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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