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유로파리그 4강에 힘겹게 진출했다. 홈에서 상대적 약체인 안더레흐트를 맞이해 연장 혈투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팀을 이끈 주제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의 투혼을 칭찬했지만, 체력적인 부담을 경계했다.

맨유는 20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트라포드에서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을 가졌다. 안더레흐트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두고 돌아온 맨유는 90분간 1-1로 팽팽한 경기를 가졌고, 연장 후반 마르쿠스 래시포드의 결승골에 힘입어 승리했다. 합계 스코어 3-2로 4강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경기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의 투혼을 칭찬했다. 끝까지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출혈이 많다. 마르코스 로호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부상으로 경기장에서 내려왔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4위 확보를 위해 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핵심 전력 2인의 부상은 정도에 따라 향후 경기에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승리했지만 어려운 경기였다. 힘든 경기였고, 나도 힘들었다. 선수들은 더 많은 피로가 누적되었다”고 했다. 필 존스, 후안 마타, 크리스 스몰링 등 기존 부상 자원에 새롭게 추가된 이브라히모비치와 로호 모두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가용한 선수들의 극심한 피로는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선택과 집중을 할 수도 있겠지만, 무리뉴 감독은 “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리그와 유로파리그) 두 마리 토끼를 계속 추격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했다.

무리뉴 감독이 선수단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의를 불태우는 것은 과욕이 아니다. 다른 선수들의 모습에서 강한 동기부여를 느꼈기 때문이다. 영건인 래시포드와 한때 무리뉴 감독의 마음에서 지워질 뻔 했던 루크 쇼의 변화가 안더레흐트전 수확이다. 선발로 출전한 래시포드는 루니의 난조와 이브라히모비치의 부재라는 위기 속에서 줄곧 무리뉴 감독의 믿음을 받았고, 안더레흐트전의 영웅으로 거듭났다.

래시포드는 한동안 리그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뉴 감독은 지속적인 중용을 통해 힘을 북돋았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해 9월 이후 득점이 없었지만, 내가 래시포드를 믿은 이유는 정신적인 부분이다”며 “(믿음에) 득점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환상적으로 노력하는 모습과 자세를 보여줬다. 래시포드는 환상적인 자원이다. 팀을 위해서 무엇을 하는지 오늘 경기에서 보여줬다”고 했다. 

쇼 역시 마찬가지다. 훈련장에서의 모습은 물론 생활 방식과 태도에 문제가 심각했다. 정신력에 대해 무리뉴 감독이 수차례 비판했고, 상담을 거쳤다. 결과는 안더레흐트전에서 나왔다. 선발 출전한 쇼는 연장전에 다리 경련으로 쓰러졌다. 무리뉴 감독은 애슐리 영을 대기시켰다. 하지만 쇼는 무리뉴 감독에게 “다른 선수를 교체해야 한다면, 나는 더 뛸 수 있다. 30분은 가능하다”고 했다. 투혼을 보여준 것이다. 

쇼의 의견을 들은 무리뉴 감독은 이브라히모비치를 대신해 앙토니 마르시알을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 카트를 소진했다. 무리뉴 감독은 당시 쇼의 태도에 감명을 받았다. 그는 “쇼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며 “나에게 정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경기에는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있지만, 정신적인 부분도 있다. 내가 선수들을 믿는 이유다”고 강조하며 환하게 웃었다. 

맨유는 오는 23일 리그 14위 번리와 원정 경기를 가진다. 이후에는 맨체스터시티, 스완지 등과 맞붙는 어려운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21일에는 유로파리그 4강 조추점이 이뤄진다. 유로파리그가 아닌 챔피언스리그에서 어색하지 않을 아약스, 셀타비고, 올림피크 리옹 중 한 팀과 맞붙는다. 쉬운 팀은 없다. 무리뉴 감독은 “(누구와 맞붙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진할 것이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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