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벤투스의 두 ‘레전드’는 학생들보다 지각한 선생님이었지만, 일단 수업이 시작되자 어린이들과 함께 비를 맞아가며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

2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 유벤투스의 스타 선수였던 에드가 다비즈, 다비드 트레제게가 등장했다. 2000년대 초 유벤투스 전성기 멤버였던 이들은 최근 홍보대사로서 아시아 투어를 함께 치르고 있다. 이튿날인 26일 열리는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먼저 방한해 일반 축구팬들에게 클리닉을 제공했다. 국내 대표적인 축구 콘텐츠 크리에이터 ‘슛포러브’가 함께 했다.

두 주인공은 ‘수업 시간’보다 늦게 나타났다. 오후 5시 50분부터 사전 준비를 한 뒤 6시에 행사에 참여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6시 7분에 등장했다. K리그 레전드로서 행사를 함께 한 조원희뿐 아니라, 팀 K리그의 일원으로서 잠깐 클리닉을 도운 김진야(인천), 윤일록(제주), 이광선(경남)보다도 늦은 등장이었다.

클리닉 참가자들이 두 팀으로 갈라져 일대일 대결을 벌이는 코너가 진행됐다. 다비즈와 트레제게는 각 팀을 대표하는 선생님들이었지만 처음엔 우산 아래에서 비를 피할 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트레제게가 먼저 빗속으로 나서 같은 편 어린이들을 독려하고 하이파이브를 할 뿐이었다. 그대로 약 20분이 흘렀다.

다비즈가 이광선을 상대하려 앞으로 나섰을 때부터 비로소 클리닉 분위기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비즈는 현역 시절 그라운드뿐 아니라 각종 광고에서도 화려한 발재간을 보인 테크니션이었지만 은퇴한지 오래 된 몸으로 현역인 이광선을 돌파하긴 쉽지 않았다. 약 1분 30초나 걸린 일대일 대결 동안 다비즈가 온갖 기술을 시도했지만 모두 통하지 않았다. 대신 이광선이 다비즈를 등지고 있다가 뒤꿈치로 공을 차 골인시키는 트릭을 써서 현역의 힘을 보여줬다. 잠시 후에는 트레제게까지 나섰고, 쏟아지는 비 아래서 두 스타 선수가 어린이들과 함께 대결을 벌였다.

이어진 클리닉은 간단한 내용이었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세계적인 스타 선수의 지도를 받았다는 추억이 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트레제게는 간결한 마무리 슈팅의 달인답게 ‘상대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퍼스트 터치만으로 슛 기회를 만든 뒤 곧장 마무리’하라는 가르침을 줬다. 직접 어린이들 뒤에서 수비수 역할을 했고, “굿” 등 간단한 표현으로 독려했다. 다비즈는 ‘수적 열세에 처했을 때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해하는 법’ 등 더 자세한 설명으로 수비 요령을 가르쳤다.

클리닉에 이어 사인회를 가진 두 선수는 정확히 한 시간 동안 할일을 마친 뒤 홀연히 떠났다. 둘 중 대표로 인터뷰를 가진 다비즈는 “내일 누가 승리하든 관중들이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간단한 기술을 가르쳤다. 어린이들에게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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