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팀 K리그가 유벤투스를 맞을 채비를 마쳤다. 서로 발을 맞출 시간은 짧았지만, 모라이스 감독의 지휘 아래 진행된 훈련만큼은 모두가 웃음기를 빼고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26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펼쳐진다.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1강’으로 꼽히는 팀으로, 세계적인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마리오 만주키치, 곤살로 이과인, 마티스 더리흐트, 잔루이지 부폰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동국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상대는 세계적인 팀이다. 반면 우리는 처음 모여서 호흡을 맞추는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 “그러나 재미있는 경기가 될 수 있도록 성실하게 경기를 치르겠다. K리그 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경기 임할 것”이라며 재미만을 쫓을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동국만의 생각이 아니다. 조현우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세리머니를 보고 싶은 마음도 있긴 하지만, 어느 선수가 슈팅하든 잘 막아보겠다. 팬 분들도 그런 의미에서 저를 뽑아주신 것 아니겠는가”라며 눈을 반짝였다.

이번 친선경기를 지나치게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는 분위기다. K리그의 자존심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이 모인 유벤투스를 상대로 자칫하면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친선경기를 앞두고 웃음기를 뺀 이유다.

선수들의 진지한 태도는 훈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K리그를 대표하는 20명의 선수들로 구성된 팀 K리그는 25일 오후 소집했고, 저녁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전체적인 훈련 지휘는 전북현대의 모라이스 감독이 도맡았다. 코치로 깜짝 변신한 울산현대 김도훈 감독과 FC서울 최용수 감독도 훈련 도중 선수 개개인의 동작을 살피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벤트성 경기지만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K리그에서 서로를 적으로 마주했지만 이제는 하나의 팀으로 뭉친 선수들은 넓게 서서 대영을 갖추고,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가면서 조금씩 발을 맞춰갔다.

유벤투스가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만큼 골키퍼들의 강도 높은 훈련도 이어졌다. 선수들이 골문을 향해 쉴 틈 없이 슈팅을 날렸고, 조현우와 송범근이 번갈아 가며 골문 앞에 서서 슈팅을 막기 위해 몸을 날렸다. 이 과정에서 송범근이 잇달아 선방을 펼쳐 지켜보던 팬들이 감탄하기도 했다.

호날두 등 스타플레이어와 세계적인 팀 유벤투스의 방한에 관심이 쏠려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K리그를 대표하는 20명의 선수들로 구성된 ‘팀 K리그’도 이들의 들러리가 될 생각은 없다. 팬들의 선택을 받아 그라운드 위에 선 만큼, 26일 저녁 만족스러운 경기력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단 각오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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