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파울루 벤투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한 비판 중 하나는 선수 기용의 폭이 좁다는 것이다. 그러나 3월 2연전은 그렇지 않았다.
한국은 22일 볼리비아를 1-0으로 꺾었고, 26일 콜롬비아에 2-1 승리를 거뒀다. 총 27명으로 출범한 선수단은 중간에 3명이 이탈해 콜롬비아전 시점에 24명으로 줄어들었다.
벤투 감독은 그 중 17명을 선발로 썼다. 볼리비아전에서 기용한 베스트일레븐이 콜롬비아전에서 6명이나 바뀌며 큰 변화폭을 보였다. 다만 교체 선수 활용은 한정적이었다. 볼리비아전에 투입된 이승우, 이진현을 제외하면 교체 선수 대부분이 두 경기에 모두 투입된 선수들이었다. 한국이 이번 일정에서 기용한 총 선수는 19명이다. 24명 중 5명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박지수, 최철순, 김정민, 백승호, 이강인이 그들이다.
선수 기용 폭이 좁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비슷한 상황에서 벌어진 과거 평가전 2연전과 비교해 봤다. 이번 평가전과 가장 비슷했던 건 지난 2017년 11월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콜롬비아, 세르비아 상대 2연전이다. 손흥민 활용을 위해 원톱 중심 전술을 투톱으로 바꿨다는 점, 비교적 강한 팀을 상대로 홈에서 평가전을 치렀다는 점 등이 유사하다. 당시 신 감독은 선발로 16명을 썼고, 교체까지 포함하면 21명을 시험했다. 벤투 감독이 신 감독보다 더 다양한 선발 기용을 했고, 교체로 투입한 선수는 적었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아시안컵 직후였던 과거 사례와 비교해 봤다. 2015년 3월의 경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했다. 당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를 상대로 선발 20명, 총 21명을 기용했다. 이때는 분명 벤투 감독보다 많은 선수를 시험했다. 두 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뛴 건 한국영, 손흥민 두 명뿐이었다. 포백이 통째로 바뀔 정도로 변화가 컸다.
2011년 2월은 조광래 감독의 지휘 아래 터키, 온두라스를 상대했다. 당시 조 감독은 선발로 16명만 기용하며 벤투 감독보다 더 좁은 기용폭을 보였다. 다만 교체 카드를 다양하게 썼다. 교체 카드를 포함하면 23명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위 사례들을 보면 벤투 감독이 다른 감독들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근거가 희박하다. 진짜 보수적으로 대표팀을 운영한 예는 2013년 10월 홍 감독 시절을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브라질, 말리를 상대로 2연전을 치른 한국은 두 경기에 거의 동일한 라인업을 내보냈다. 당시 한국은 선발로 13명, 교체 포함 16명을 기용했다.
이번 소집 때 못 뛴 선수가 유독 많은 건 그만큼 뽑힌 선수도 많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일반적인 A매치 소집 기준보다 4명 더 많은 선수단을 구성했다. 그러나 선수를 많이 뽑았다 해도 평가전은 두 경기 뿐이고, 투입할 수 있는 선수의 숫자에는 한계가 있었다.
가장 비슷한 사례인 2017년 11월과 비교해 보면, 벤투 감독이 딱히 보수적으로 팀을 운영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과거 신 감독과 최근 벤투 감독 모두 전술 변화를 주느라 거기 맞는 선수들을 투입했다. 선수 실험보다 전술 실험에 중심을 둔 일정이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평가전 2연전의 선수 기용 폭 비교
파울루 벤투(2019년 3월) : 선발로 17명, 교체 포함 19명 기용
신태용(2017년 11월) : 선발로 16명, 교체 포함 21명 기용
울리 슈틸리케(2016년 6월) : 선발로 18명, 교체 포함 20명
울리 슈틸리케(2015년 3월) : 선발로 20명, 교체 포함 21명
홍명보(2013년 10월) : 선발로 13명, 교체 포함 16명
조광래(2011년 2월) : 선발로 16명, 교체 포함 2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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