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은 약체 볼리비아를 상대로 공격에 치중한 라인업을 내놓았고,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할 때는 공수 균형을 맞춘 라인업을 꺼냈다. 포메이션을 유지한 채 전술의 초점을 바꿀 수 있었다.

2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전반 17분 손흥민, 후반 13분 이재성의 골이 나왔다. 콜롬비아는 후반 4분 루이스 디아스가 득점했다. 지난 22일 볼리비아를 1-0으로 꺾은 데 이어 2연승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번 2연전에서 도입한 4-1-3-2 포메이션이 두 경기 모두 통했다. 벤투 감독의 전술과 함국 선수들에게 잘 맞는 조립법이라는 걸 보여줬다. 앞으로 한국의 주력 포메이션으로 쓰일 가능성이 생겼다.

같은 포메이션을 유지한 채 팀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는 게 가능해졌다. 볼리비아전과 콜롬비아전에서 그대로 유지된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 황인범 한 명이다. 황인범은 공격할 때 모험적인 스루 패스를 할 수 있는 창의적 재능과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활동량을 겸비한 선수다. 공수 양면에서 팀에 기여할 수 있다.

볼리비아전에서 황인범의 좌우에 나상호, 권창훈이 배치됐다. 둘 다 측면 공격수다. 나상호는 아예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선수고, 권창훈은 한때 후방에서 자주 뛰는 플레이메이커였으나 디종 이적 이후 측면 공격수로 거듭나고 있다. 선수들의 캐릭터만 본다면 4-2-4 전술처럼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황인범까지 공격수처럼 기용하는 시간이 길었다. 한국이 한 수 아래 상대를 만났을 때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 쓸 수 있는 극단적 공격 전술이다. 이 축구를 지탱하기 위해 기동력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 주세종이 뒤를 받치게 했다.

콜롬비아전에서 황인범의 좌우에 배치된 이재성, 이청용은 한결 미드필더에 가까운 선수들이다. 볼리비아전 전형이 완전히 4-1-3-2였다면, 콜롬비아전은 4-3-1-2로 볼 수도 있었다. 수비에 가담하는 선수가 좀 더 늘어난 만큼, 수비형 미드필더는 기동력보다 힘이 좋은 정우영으로 바뀌었다. 정우영은 주세종보다 더 후방에 머무르며 조심스런 경기 운영을 했다.

같은 다이아몬드형 미드필드를 유지하면서 선수 구성에 따라 4-1-3-2, 4-3-1-2 식으로 중원 운영의 중심을 옮길 수 있다. 수비력을 어느 정도 갖춘 공격형 미드필더 황인범의 존재, 다양한 미드필더 자원의 조합이 ‘한 포메이션, 두 전술’을 가능하게 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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