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김학범 23세 이하(U-23)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은 손흥민과 백승호가 호흡을 맞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손흥민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선발한다. 동시에 비교적 어린 백승호, 이승우에게도 "문은 열려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달 28일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의 감독 선임 프로세스를 거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을 이끌 감독으로 선임됐다. 김 감독은 “새로운 시스템에 의해 선발된 것에 대해 영광스럽고 책임이 막중하다고 생각한다”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최대 관심사는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차출 유무였다. 2018년 아시안게임은 올해 26세인 손흥민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손흥민이 병역 면제를 받지 못해 군팀인 상주상무나 아산무궁화에서 뛰길 원한다면 28세가 되기 전인 내년에는 국내팀에 입단해야 한다.

김 감독도 손흥민 차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는 “손흥민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훌륭한 선수”라고 평가한 다음 “손흥민 만한 선수가 없다. 잘 관리해야 할 선수다. 발탁 여부는 최종까지 가봐야 하겠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선발하겠다”라고 말했다.

관건은 소속팀의 협조 여부다. 월드컵, 아시안컵과 달리 아시안게임은 각 구단이 축구협회의 차출 요청에 응해야 할 의무가 없다. 김 감독은 선수 본인은 물론 협회 차원에서 소속팀을 찾아가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이 있고 없고 차이가 굉장히 클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의 손흥민 차출 의지는 강했다. 토트넘이 8강 이후 차출을 조건으로 거는 등 잘 협조해주지 않을 경우에도 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회 전체를 소화하지 못하고, 함께 전술적 준비를 하지 못하더라도 기량만으로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나머지 와일드카드에 대해서는 "팀을 우선시해 선발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김 감독은 나이가 꽉 찬 22, 23세뿐 아니라 더 어린 선수들도 적극 고려하겠다고 했다. 그는 "문은 열려있다. 백승호, 이승우 등이 나이 차이가 있다고 해서 편견은 갖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체크하겠다. 사실 기량의 차이는 크게 없다고 본다. 19세 선수도 마찬가지로 체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병역 혜택과 직결되는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은 민감한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U-23 대표팀을 맡았던 감독들도 22~23세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했고, 와일드카드를 선발할 때도 병역 혜택을 못 받은 선수를 1순위에 뒀다. 모든 연령대에 문을 열어놓은 김 감독의 선언은 관례와 약간 차이가 있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그동안 U-23 대표팀이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성적도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사실이다. 감독 입장에서 자신이 없고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없다고 느꼈다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부에서는 2등도 차석이라고 인정받지만 스포츠에서 준우승은 큰 의미가 없다”라고 강한 어조로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확실히 했다.

U-23 대표팀은 3월 중순부터 5개월 남짓 남은 아시안게임 준비에 돌입한다. 김 감독은 3월 19일부터 선수들을 소집해 A매치 기간에 훈련 및 연습경기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U-23 대표팀 소집이 가능한 연령대 선수들에게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는 팀인 만큼 모범이 될 준비를 하고 들어오라”고 주문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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