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제주유나이티드는 중국슈퍼리그(CSL) 챔피언 광저우헝다와 2연전을 치른다. 광저우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강팀이지만 현재의 위용은 예전만 못하다. “우리는 꼭 승점 3점을 따낼 것”이라는 정다훤의 각오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6일 오후 제주와 광저우는 중국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에서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3차전을 치른다. 조별리그 2경기를 치른 현재, 제주는 승점 3점(1승 1패)으로 조 2위, 광저우는 승점 2점(2무)으로 조 3위에 올라있다. 3,4차전에서 연달아 맞붙는 두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G조 판도는 큰 폭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ACL 조 추첨 결과가 발표됐을 때 G조는 광저우의 독주가 예상됐다. 광저우는 수년간 아시아 레벨을 뛰어넘는 외국인 선수와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을 앞세워 CSL와 AC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2017년에도 중국을 제패했고, ACL에서는 8강에서 상하이상강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탈락했다.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 확인된 광저우의 경기력은 명성에 걸맞지 않았다. 광저우는 ACL 1차전에서 G조 최약체로 평가 받던 부리람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홈에서 열린 경기였기에 충격은 컸다. 이어진 세레소오사카 원정에서도 무득점 무승부를 거뒀다. 중국 슈퍼컵에서는 상하이선화를 4-1로 대파하며 살아나는가 싶더니 지난 2일 CSL 1라운드 광저우푸리와 더비 경기에서 4-5로 무너졌다.

중앙미드필더 정즈의 대체자를 구하지 못한 것은 광저우가 시즌 초반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을 보이는 원인 중 하나다. 정즈는 지난 시즌까지 광저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광저우의 외국인 공격수들이 마음껏 공격을 펼칠 수 있던 것은 정즈가 뒤를 탄탄히 지키는 동시에 원할하게 볼을 배급해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 38세인 정즈의 기량은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

파비오 칸나바로 광저우 감독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정즈를 대체할 정상급 외국인 미드필더 영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중국축구협회가 직접 나서 칸나바로 감독에게 거액을 들여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결국 광저우는 텐진테다에서 뛰던 네마냐 구데이를 영입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구데이는 세르비아 국가대표팀에 꾸준히 뽑힐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선수지만 칸나바로 감독이 원하던 선수는 아니었다. 아직 동료들과 호흡 면에서도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랑 카르발류와 히카르두 굴라트가 광저우 최전방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앞선 경기들에서 적극적인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의 스리백은 최근 3경기에서 1실점만 내줬을 정도로 탄탄하다. 미드필더로 나서는 이창민, 이찬동, 권순형 등도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유형의 선수들이다. 이들이 광저우 미드필더와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간다면 제주는 경기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제주의 확실한 해결사인 마그노와 스피드가 좋은 진성욱의 존재도 광저우의 수비 조직력을 충분히 위협할 만한다.

지난 5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다훤은 “모두 같은 마음가짐으로 작년보다 더 좋은 성덕을 내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원정경기라는 조건 속에서도 우리는 꼭 3점을 따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환 제주 감독도 “외국인 선수들의 득점력을 저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수비에만 치우치는 경기 운영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CL에서 지난 시즌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제주에게는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광저우전이 어느 경기보다 중요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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