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23세 이하(U-23) 남자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U-23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는 선수들은 각 구장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삼성과 전남드래곤즈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장에는 지난 28일 선임된 김학범 감독도 찾아와 경기를 관전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감독에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 지휘봉을 맡겼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장단기 대회에서 거둔 성적과 축구 철학, 해당 연령대 선수들에 대한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임 결과가 발표된 이후 “선수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겠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감독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현장에서 직접 선수들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그는 수원월드컵경기장 미디어석에 앉아 출전 선수 명단과 경기장을 유심히 바라봤다. 이날 경기에는 수원 윤용호와 전남 한찬희가 선발로 출전했다.

두 선수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윤용호는 전반 내내 활발히 움직이며 수원 공격을 이끌었다.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때리기도 했고, 재치있는 뒤꿈치 패스로 수비를 따돌리고 염기훈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경기가 끝난 후 “중앙에서 공을 연결하는 부분이나 침투패스가 좋았다. 앞으로 기대가 많이 되는 선수”라고 윤용호를 칭찬했다.

전남의 한찬희는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선수 중 하나다. 중앙미드필더로 출전해 공수 모두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수비 시에는 상대를 끈질기게 따라붙어 공을 따냈고, 공격 시에는 패스와 드리블을 섞어가며 상대 압박을 쉽게 벗겨냈다. 앞에 공간이 생기면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경기 종료 후 만난 한찬희는 “김학범 감독님이 오신 걸 알고 있었다. 그 생각을 계속하면서 뛰면 팀에 방해가 될 거 같아 의식하지 않고 뛰었다. 오늘 플레이와 결과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유상철 전남 감독은 “한찬희가 운동장에서 가진 재능을 다 쏟아내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올해는 팀에 있으면서 부각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은 후반 교체 투입된 이유현과 김경민도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윙어로 나온 이유현은 빠른 발과 드리블, 정확한 킥 능력을 십분 발휘했고, 프로 데뷔전을 치른 김경민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같은 시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울산현대 경기에서는 송범근과 오세훈이 선발 출전했다. 송범근은 울산의 유효 슈팅 3개를 모두 막아내며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 데뷔 이후 2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송범근은 1월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에 참가했지만 강현무(포항스틸러스)에 밀려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는 “내가 (U-23 챔피언십) 경기를 못 뛴 것은 경험의 차이다. 여기서 잘 보이면 아시안게임에도 갈 수 있다”라며 대표팀 발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고졸 신인 오세훈은 개막전에 깜짝 선발 출전했다. 전북의 국가대표급 수비진을 상대로 고전했지만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며 상대가 움직이도록 유인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이 지난 해 U-20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들과 현재 맡게 된 연령대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같이 평가해서 가장 좋은 팀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1995년생보다 어린 선수들도 충분히 선발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K리그1 개막라운드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한찬희, 윤용호, 송범근 등은 올해 나이 20세, 1997년생이다.

작년 U-20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 중 다수는 올 시즌 K리그에서 뛴다. 조영욱(FC서울), 강지훈(강원FC) 등은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도 참석한 만큼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출전 시간을 많이 보장받았으면 좋겠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라며 아쉬워했다.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출전을 할 경우 대표팀에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된다. U-23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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