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기자= 전남드래곤즈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해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은 사라지고 승리로 시즌을 시작했다.

전남은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개막전에서 수원삼성을 2-1로 꺾었다. 영입 선수가 주축이 된 공격은 위협적이었고, 수비 조직력도 탄탄했다.

전남은 지난 시즌 막판 14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계속 되는 부진 탓에 잔류 '당했다’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12팀 중 최다 실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무기력했다. 올 시즌 새롭게 부임한 유상철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작년에는 앞 선에서 수비가 안 된 게 문제였다. 올해는 공격과 미드필더에서 같이 수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패스를 통해 상대를 힘들게 해서 효율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4-2-3-1 포메이션으로 나온 전남은 새로 영입된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수비수 가솔현은 양준아와 함께 데얀을 막았다. 수비에서 공을 따내면 박준태와 완델손이 빠른 역습으로 수원 수비를 흔들었다. 특히 박준태는 중앙에서 개인 기술을 이용해 상대 압박을 벗겨내고 측면으로 패스를 내주며 공격 선봉에 섰다.

수원은 윤용호와 바그닝요를 앞세워 공격을 전개했지만 전반 중반 이후 공간을 내주기 시작했다. 전남은 수원의 허점을 놓치지 않고 완델손, 박준태, 한찬희 등이 슈팅을 때렸다. 전반 39분 수원 김은선이 부상으로 나간 후에는 전남이 역습으로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에도 전남의 기세는 이어졌다. 완델손은 크리스토밤의 수비를 이겨내고 위협적인 슈팅을 때렸고, 후반 14분에는 수원의 코너킥을 끊어내고 빠르게 역습을 시도해 노동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후반 15분 이후에는 전남이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이끌었다.

계속 두드리니 수원의 골문이 열렸다. 후반 25분 페널티박스 가까이에서 얻은 프리킥을 완델손이 왼발로 강하게 때렸고, 이 공이 이기제의 머리를 맞고 굴절돼 골로 연결됐다. 올해 K리그 첫 자책골이다.

수원은 김종우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고, 후반 40분 공격에 가담한 이기제의 슈팅이 이슬찬을 맞고 굴절돼 동점골이 됐다. 동점골 이후 수원의 분위기로 흐르는 듯 했으나 전남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기회에서 완델손이 올린 공을 뒤에 있던 최재현이 앞으로 뛰어나오며 헤딩 슛으로 연결해 승점 3점을 가져왔다.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계획된 움직임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유 감독은 수원이 앞선 치른 3경기가 상대를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수원의 경기를 보며 공이 있는 쪽 선수들의 압박은 좋은 반면 뒷 공간이 많이 빈다는 약점을 발견했고, 이 약점을 전략적으로 노렸다. 전남은 패스를 통해 상대가 움직이게 만든 뒤 완델손과 박준태가 빈 공간으로 이동해 수원 수비를 교란시켰다.

부임 후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유 감독도 크게 만족했다. 그는 “14경기동안 승리하지 못해 상처 받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치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팀플레이를 할 수 있게 준비했는데 오늘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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