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K리그는 여전히 마흔 살(한국 나이) 이동국의 리그다. 이동국은 2017년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했고, 2018년 전체 첫 골까지 넣었다.

1일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공식 개막전을 가진 전북이 울산현대에 2-0으로 승리했다.

지난해 K리그1(구 K리그 클래식, 1부) 우승팀 전북과 FA컵 우승팀 울산의 대결은 슈퍼컵 개념으로 열린 공식 개막전이었다. 올해 목표를 우승으로 잡은 울산은 전북의 강력한 도전자 중 하나다. 두 팀 모두 우승을 위해서는 첫 경기부터 승리가 절실했다.

대부분 최상의 라인업인 가운데, 유망주들의 각 팀의 중심에 섰다. 작년 U-20 월드컵 주전 골키퍼였던 21세 송범근이 전북의 골문을 지켰다. 울산은 19세 오세훈을 공격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두 감독의 승부수였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오세훈을 장차 전북의 주전 골키퍼로 육성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울산은 체격이 좋은 오세훈이 타겟맨으로서 2선의 오르샤, 황일수를 살려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전반전은 무미건조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3명 투입해 4-1-4-1 포메이션을 갖춘 울산은 수비에 중점을 뒀다. 전북은 새로 영입한 아드리아노를 김신욱의 투톱 파트너로 세워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그러나 지난해 투톱을 썼을 때와 마찬가지로 전북의 공격 전개는 잘 되지 않았다. 손준호, 이재성을 중심으로 수준 높은 패스 플레이를 한 전북이 겨우겨우 슛을 시도했지만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승부를 건 쪽은 전북이었다. 울산이 후반 10분 오세훈을 주니오로 바꾸며 소극적인 변화를 준 것과 달리, 전북은 후반 15분 티아고와 이동국을 동시에 투입했다. 아드리아노와 손준호가 빠지고 한층 공격적인 라인업이 갖춰졌다.

이동국은 경기장에 들어선지 단 1분 만에 슛을 날려 바로 골을 터뜨렸다. 이재성의 코너킥을 울산의 강민수, 주니오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이동국은 공짜로 굴러들어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왼발로 재빨리 차 넣었다.

이번 시즌 K리그 전체 1호골이 이동국의 발에서 터졌다. 이동국은 지난 시즌 최종전인 38라운드에서도 득점하며 시즌 10골을 달성한 바 있다. 지난 시즌 최종전, 이번 시즌 첫 경기 모두 골을 넣으며 여전히 최고 공격수라는 걸 보여줬다. 이동국은 그 사이 소화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두 경기에서 3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공식전에서 전경기 득점 중이다.

이동국의 기민한 연계 플레이는 전북의 두 번째 골까지 만들어냈다 후반 40분 롱 패스를 받은 이동국은 공격 방향을 등진 상태에서 절묘한 오른발 원터치 패스로 한교원에게 스루 패스를 해 줬다. 전북에서 마지막으로 교체 투입됐던 한교원이 공을 향해 달려들어 오른발로 잘 밀어넣으며 사실상 전북의 승리가 확정됐다.

개막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은 이번 시즌에도 전북의 슈퍼 서브로서 맹활약할 준비가 끝났다는 걸 잘 보여줬다. 경기 전 최 감독은 “이동국은 지금 당장이라도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 서브로 쓴다는 게 이번 시즌에도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이동국은 이날 득점으로 자신의 K리그 역대 최다골 기록을 203골로 늘렸다. 동시에 전북 소속 최다 경기 기록과 동률이 됐다. 전북 구단에 따르면 최진철 현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이 갖고 있던 기존 기록인 358경기와 타이 기록이다. 이동국은 K리그 283경기, ACL 59경기, FA컵 15경기, 클럽월드컵 1경기를 소화했다. 다음 경기에 출장하면 전북 사상 최다 경기 출장을 기록하게 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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